미연 언니가 뉴스에서 이 얘기를 물고 왔어요.
강미연 증명서를 기관에 안 물어보고 확인하는 방식이 있다더라고요.
박예슬 확인이라는 게 어디에 물어보는 거잖아요. 안 물어보고 어떻게 아나요?
앞서 코인 장부 삭제를 알아본 날에 사람에 관한 건 장부 밖에 두고 표만 남긴다고 했잖아요. 그 짜임을 증명서에 쓴 거래요.
미연 언니가 등본 한 장 떼려고 반나절을 쓴 얘기를 하면서 그걸 왜 매번 떼야 하느냐고 했어요.
지금은 증명서를 기관이 들고 있잖아요. 그래서 필요할 때마다 가서 떼 오거나 그쪽에 물어봐야 하는 셈이죠. 확인해 주는 자리가 늘 가운데 있어야 하는 거예요.
이 방식은 그걸 뒤집은 거래요. 증명서를 내가 들고 다니고, 받는 쪽은 그게 진짜인지만 확인하는 셈이죠.
그럼 진짜인지는 어떻게 확인하느냐. 여기가 앞서 알아본 것들이 이어지는 자리인 거예요.
앞서 코인을 왜 똑같이 못 만드는지 알아본 날에 장부에 적힌 줄은 아무나 못 고친다고 했잖아요. 그러니까 발급한 쪽이 그 서류에 도장을 찍어 그 도장만 장부에 올려 두는 거예요.
서류는 내 지갑에 있고 장부에는 도장만 있는 셈이죠. 받는 쪽은 내가 보여 준 서류가 그 도장과 맞는지만 보면 되는 거예요. 발급한 데에 전화할 일이 없는 거고요.
박예슬 그럼 기관은 내가 언제 어디에 그걸 보여줬는지 모르는 거잖아요.
그게 이 방식이 노리는 대목이라고 들었어요. 매번 물어보면 그 기관이 내 사정을 다 알게 되잖아요.
또 하나 들은 게 있어요. 서류를 통째로 안 보여 주고 필요한 대목만 보여 주는 식도 있다는 거예요.
우리 집으로 치면 나이가 몇 살 넘었다는 것만 보이면 되는데 등본을 통째로 내미는 일이 없어지는 셈이죠. 앞서 코인은 익명이라던데 왜 다 보인다는 건지 알아본 날에, 한 번 이어지면 지난 것까지 읽힌다고 했잖아요. 그러니까 덜 보여 주는 쪽이 안전한 거예요.
여기서 저는 걸리는 게 있었어요. 내가 들고 다니면 잃어버리면 끝인 거잖아요.
앞서 코인 상속을 알아본 날에 열쇠를 아무도 모르면 뜯을 자리가 없다고 했어요. 지갑을 알아본 날에도 열쇠를 든 사람이 임자라고 했고요. 그러니까 여기도 같은 걱정이 따라오는 셈이죠.
그래서 다시 발급받는 길을 따로 마련해 둔다고 들었어요. 발급한 쪽은 그대로 있으니까 도장을 새로 받아 오는 거예요. 다만 그게 어디까지 갖춰졌는지는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증명서를 기관이 들고 있던 걸 내가 들고 다니는 쪽으로 바꾼 것이라는 것, 장부에는 서류가 아니라 도장만 올려 둔다는 것, 그리고 내가 들고 다니는 만큼 잃어버릴 걱정이 같이 온다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딱 이만큼인 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