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뉴스에서 이 얘기를 물고 왔어요.
강미연 코인으로 긁는 카드가 나왔대요. 아무 데서나 된다던데요.
박예슬 앞서 코인 받는 가게가 드물다고 알아봤잖아요. 그런데 아무 데서나 된다는 게 무슨 말인가요?
가게는 코인을 만진 적이 없어서 그렇대요. 저는 그 말을 듣고 앞뒤가 맞아떨어졌어요.
앞서 카드 회사가 어디서 버는지 알아본 적이 있잖아요. 우리가 긁으면 가게는 카드 쪽에서 받고 우리는 나중에 내는 그 길이요.
코인 카드는 그 길을 그대로 빌려 쓰는 셈이죠. 가게 쪽에서 보면 여느 카드랑 똑같은 거예요. 예슬이가 카드 뒷면 작은 글씨를 짚으면서 여기 적힌 이름은 코인 회사가 아니라고 했는데, 그게 그 얘기인 거예요.
그럼 코인은 어디서 코인 노릇을 하느냐. 긁는 그 순간이래요.
내 지갑에 있던 몫이 그 자리에서 우리 돈으로 바뀌어 가게로 가는 거예요. 시장에서 외국 돈을 내면 옆 환전소를 거쳐 원으로 건네지는 것과 같은 셈이죠. 앞서 코인 결제를 알아본 날에 중간에 바꿔 주는 데를 끼운다는 얘기가 나왔잖아요. 그걸 카드 모양으로 만들어 둔 물건인 거예요.
강미연 그래서 가게는 받은 적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던데요.
들은 대로 옮기면 이랬어요.
하나는 바뀌는 값이 그때그때 다르다는 거예요. 같은 물건을 사도 언제 긁었느냐에 따라 나간 몫이 달라지는 셈이죠.
또 하나는 쓸 때마다 셈할 게 생긴다는 거예요. 긁을 때마다 코인을 넘긴 셈이 되니까, 그걸 따로 적어 두게 해 둔 나라도 있다고 들었어요. 앞서 회사가 들고 있는 코인을 장부에 어떻게 적는지 알아본 날에 나온 그 물음이 여기서는 개인한테 오는 거예요.
마지막은 얹어 내는 값이랑 한도예요. 바꿔 주는 값을 떼고, 하루에 얼마까지만 되게 막아 둔 데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예슬이가 여기서 물었어요. 카드니까 잘못 긁으면 무를 수 있는 거냐고요.
가게랑 다툴 일은 카드 쪽 규칙을 따른대요. 그건 무를 수 있는 셈이죠. 그런데 내 지갑에서 이미 나간 몫은 안 돌아온다고 들었어요. 앞서 코인은 한 번 넘어가면 되돌릴 사람이 없다고 알아봤잖아요. 그 성질이 카드 뒤에 그대로 남아 있는 셈이죠.
그러니까 앞쪽은 카드고 뒤쪽은 코인인 셈이죠. 어느 쪽 규칙이 걸리는지는 무엇을 무르려는지에 따라 갈리는 거예요.
가게는 코인을 만진 적이 없고 카드가 다니던 길을 빌려 쓴다는 것, 긁는 순간에 바뀌어서 나간 몫이 그때그때 다르다는 것, 그리고 앞쪽은 카드 규칙이고 뒤쪽은 코인 성질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딱 이만큼인 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