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뉴스에서 이 얘기를 물고 왔어요.
강미연 코인이 나라 하나만큼 전기를 쓴다는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박예슬 왜요? 컴퓨터 몇 대 돌리는 거 아닌가요? 그렇게까지 쓸 일인가요?
일부러 품이 들게 해 둬서 그렇대요. 저는 그 말을 듣고서야 앞뒤가 맞았어요.
앞서 코인을 왜 똑같이 못 만드는지 알아본 적이 있잖아요. 같은 몫을 두 번 못 쓰게 하려고 여럿이 맞춰 보고 한 줄씩 얹는다고요.
그런데 그 얹는 일을 서로 하겠다고 나서면 누구한테 맡길지 정해야 하잖아요. 거기서 품을 제일 많이 들인 쪽에 맡기게 해 뒀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전기를 쓰는 게 새는 게 아닌 거예요. 아무나 장부에 손을 못 대게 하려고 일부러 무겁게 만들어 둔 문인 셈이죠.
박예슬 우리 집 현관문도 무거워서 아이가 못 여는데 그게 흠은 아니잖아요.
그 말이 딱인 거예요. 가벼운 문이면 아무나 여는 거고요.
앞서 코인을 캐는 회사를 알아본 날에 기계는 한 번 사면 되는데 전기는 매달 나간다는 얘기를 했잖아요.
품을 많이 들일수록 맡을 자리에 가까워지니까, 다들 더 들이려 하는 거예요. 그러면 전기값이 이 장사의 전부가 되는 셈이죠. 남는 전기가 있는 나라나 물로 전기를 만드는 데로 옮겨 가는 까닭이 여기 있는 거예요.
이 대목이 저는 새로웠어요.
앞서 데이터센터 얘기에 왜 전기 회사 이름이 같이 나오는지 알아본 적이 있잖아요. 거기는 일을 시키면 시킨 만큼 쓰는 자리인 거예요. 우리 집 세탁기랑 같은 거예요. 돌리면 쓰고 안 돌리면 안 쓰고요.
그런데 여기는 서로 겨루느라 쓰는 거예요. 한 집이 더 들이면 다른 집도 더 들여야 하는 셈이죠. 일이 늘어서 쓰는 게 아니라 서로 앞서려고 쓰는 거라 결이 아주 다른 거예요.
그럼 줄일 수는 없느냐고 물었어요.
맡을 사람을 정하는 방법 자체를 바꾼 데도 있다고 들었어요. 품을 얼마나 들였느냐가 아니라 맡겨 둔 몫이 얼마냐로 정하는 쪽으로요. 그러면 겨룰 일이 없으니 전기도 덜 쓰는 셈이죠.
그리고 기계에서 나오는 열을 버리지 않고 온실이나 건물 데우는 데 쓴다는 얘기도 있었어요. 다만 그게 얼마나 되는지는 저희가 알 수 없어요. 그건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전기를 쓰는 게 새는 게 아니라 아무나 못 열게 무겁게 해 둔 문이라는 것, 그래서 서로 더 들이려다 값이 전부가 된다는 것, 그리고 맡기는 방법을 바꾸면 그 겨룸이 없어진다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딱 이만큼인 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