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조카 얘기를 하면서 이걸 물었어요.
강미연 조카가 한 개도 없으면서 갖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박예슬 한 개를 다 채워야 갖는 거 아닌가요? 그럼 그건 뭘 갖고 있다는 건데요?
처음부터 잘게 쪼개지게 만들어 둔 물건이래요. 저는 그 말을 듣고 좀 허탈했어요.
김을 톳으로만 파는 집이 있고 처음부터 낱장으로 파는 집이 있잖아요.
톳으로만 파는 집에서는 한 톳을 다 사야 하는 거예요. 그런데 낱장으로 내놓은 집에서는 두 장만 사도 되는 셈이죠.
코인은 낱장 쪽으로 만들어 둔 거예요. 그것도 아주 잘게요. 소수점 아래로 여러 자리까지 쪼개지게 처음부터 규칙에 적어 뒀다고 들었어요. 제일 작은 조각에는 만든 사람 이름을 딴 부름말까지 붙어 있대요.
한 개 값이 나중에 커져도 쓸 수 있게 하려고 그랬대요.
한 톳을 통째로만 살 수 있으면 값이 커질수록 살 수 있는 사람이 줄어들잖아요. 그런데 낱장으로 쪼개 두면 값이 어떻게 되든 얼마어치든 살 수 있는 셈이죠.
앞서 코인 발행량을 알아본 날에 몇 개까지 나오는지가 처음부터 적혀 있다는 얘기가 나왔잖아요. 얼마나 잘게 쪼개지는지도 거기 같이 적혀 있는 거예요. 만들 때 정해 두고 나중에 손대지 않는 셈이죠.
여기가 저는 제일 알아둘 만했어요.
앞서 액면분할을 알아본 적이 있잖아요. 주식은 한 장 값이 커지면 회사가 쪼개기로 정하고 절차를 밟아야 잘게 나뉘는 거예요. 만 원짜리를 천 원짜리로 바꾸는 그 일을 누가 해 줘야 하는 셈이죠.
코인은 그럴 일이 없는 거예요. 처음부터 쪼개져 있으니까 쪼갤 일이 안 생기는 거예요. 액면분할이라는 말 자체가 여기서는 쓸 데가 없는 셈이죠.
박예슬 그럼 주식은 나중에 쪼개고 코인은 미리 쪼개 둔 거잖아요.
그렇게 정리되는 거예요. 같은 물음에 다르게 답해 둔 셈이죠.
한 가지 걸리는 걸 들었어요. 아주 작은 몫을 남한테 보내려고 하면 얹어 내는 값이 그보다 클 수도 있다는 거예요.
이더리움에 왜 값을 얹어 내는지 알아본 날 얘기가 여기로 오는 셈이죠. 낱장으로 살 수는 있어도 낱장을 남한테 부치기는 셈이 안 맞을 수 있는 거예요. 우편으로 김 두 장 보내려니 우표값이 더 드는 것과 같은 거예요.
그리고 코인마다 얼마나 잘게 쪼개지는지가 다르다고 들었어요. 이름이 비슷해도 안이 다르다는 얘기가 여기서도 그대로인 셈이죠.
처음부터 잘게 쪼개지게 만들어 둔 물건이라는 것, 그래서 주식처럼 나중에 쪼갤 일이 없다는 것, 다만 아주 작은 몫은 부치는 값이 더 들 수도 있다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딱 이만큼인 거예요.
얼마를 채우라는 얘기가 아니에요. 그렇게 만들어져 있더라는 것까지가 저희가 본 것인 셈이죠.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