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뉴스에서 이 얘기를 물고 왔어요.
강미연 회사가 코인을 들고 있는데 그걸 장부에 어떻게 적느냐를 두고 말이 오간대요.
박예슬 갖고 있으면 갖고 있다고 적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통장에 든 돈처럼요.
그게 안 됐대요. 어느 칸에 넣어야 하는지가 정해져 있지 않았던 거예요.
앞서 회사 장부가 맞는지 봐주는 데가 따로 있다는 걸 알아본 적이 있잖아요. 그때 장부라는 게 칸이 나뉘어 있다는 걸 알았어요.
돈으로 보는 칸이 있고, 광에 쌓아 둔 물건으로 보는 칸이 있고, 팔려고 들여놓은 물건으로 보는 칸이 있대요. 어디에 넣느냐에 따라 적는 법이 아주 달라지는 셈이죠.
미연 언니가 김치로 옮겨 줬어요. 우리 먹으려고 담근 건지 팔려고 담근 건지에 따라 장부에 다르게 적힌다고요. 같은 김치통인데 칸이 다른 셈이죠.
그럼 돈 칸에 넣으면 되지 않느냐고 물었어요.
돈 칸에 넣으려면 어디서나 값을 치를 수 있어야 한대요. 그런데 앞서 코인으로 가게에서 값을 치를 수 있는지 알아본 날에 나왔잖아요. 받는 데가 드물다고요. 그러니까 돈 칸에는 안 맞는 물건인 거예요.
만질 수도 없으니 광에 쌓아 둔 물건 칸에도 딱 맞지가 않고요. 그래서 남는 칸에 억지로 넣어 온 셈이라고 하더라고요.
여기가 제일 이상했던 대목인 거예요. 듣고 보니 앞뒤가 안 맞는 셈이죠.
억지로 넣은 그 칸에서는 값이 내려가면 그만큼 줄여 적는데, 올라가도 그건 안 적는다고 들었어요. 팔기 전까지는 안 적는 방식인 셈이죠.
그러면 장부에 적힌 것과 실제로 들고 있는 게 어긋나 보이잖아요. 그래서 그때그때 적게 바꾸자는 얘기가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나라마다 정한 게 달라서 같은 물건인데 회사마다 다르게 적혀 있기도 했대요.
박예슬 그럼 두 회사 장부를 나란히 놓고 견줄 수가 없는 거잖아요.
그게 이 얘기가 나온 까닭이래요. 장부라는 건 견주라고 있는 건데 견줄 수가 없으면 뜻이 얇아지는 셈이죠.
이 대목이 저는 제일 궁금했어요. 창고에 물건이 있다고 적혀 있으면 가서 세어 보면 되잖아요. 그런데 이건 뭘 세러 가나요.
열쇠를 정말 들고 있는지를 봐야 한대요. 앞서 지갑이 뭔지 알아본 날에 열쇠를 든 사람이 임자라는 얘기가 나왔잖아요. 그러니까 장부에 적힌 그 몫이 우리 것이라는 걸 열쇠로 보여야 하는 거예요.
거래소에 맡겨 뒀으면 그 회사한테 물어야 하고요. 코인 거래소가 문을 닫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본 날에 나온 그 걱정이 여기서도 그대로 걸리는 셈이죠. 맡긴 데가 있다고 적어 두는 것과 실제로 있는 건 다른 말이잖아요.
장부에는 칸이 나뉘어 있고 이건 어느 칸에도 딱 맞지 않았다는 것, 그래서 회사마다 다르게 적혀 견주기 어려웠다는 것, 그리고 봐주는 사람은 창고가 아니라 열쇠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딱 이만큼인 거예요.
값이 어떻게 될지를 알아본 게 아니에요. 그건 저희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니잖아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