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슬 씨가 남편 얘기를 꺼냈어요.
박예슬 남편이 새벽에 축구를 보는데요, 경기장 전광판에 칠리즈라는 글자가 지나갔대요. 그게 뭐예요?
미연 언니가 조카한테 들은 걸 보탰어요.
강미연 축구팀마다 팬 토큰이라는 걸 낸대요. 그걸 내는 판이 칠리즈래요.
알아보니 그런 거예요. 축구팀 같은 구단이 팬들한테 나눠 주는 토큰을 만들고 쓰게 하는 판, 그 판에서 쓰는 코인인 셈이죠.
부엌으로 옮기면 단골 반찬가게 같은 거예요. 단골 쿠폰을 가진 손님한테 다음 달 반찬을 뭘로 할지 투표를 하게 하는 셈이죠. 손님은 내가 정했다는 기분이 들고, 가게는 단골을 붙잡아 두는 거예요.
팬 토큰도 그렇대요. 토큰을 가진 팬들이 구단이 내는 질문에 표를 던질 수 있대요. 유럽 축구팀 이름이 많이 나온다고 들었어요.
박예슬 그럼 팬이 감독도 정하고 선수도 정하는 거예요?
그게 아니래요. 조카 말로는 경기장에 트는 노래나 유니폼에 들어갈 문구 같은 작은 것들이래요. 반찬가게로 치면 가게를 누구한테 넘길지가 아니라 다음 달 반찬 하나를 고르는 셈이죠.
팬 토큰은 팀마다 따로 있고, 칠리즈는 그 토큰들이 돌아가는 판에서 쓰는 코인이래요. 팬 토큰을 받거나 바꿀 때 거치는 돈이라고 들었어요.
앞서 위믹스를 알아본 날에 상품권 받는 가게가 많아야 쓸모가 있다고 했잖아요. 칠리즈도 그 판에 들어오는 구단과 팬이 많아야 쓰이는 셈이죠.
그리고 앞서 폴카닷이랑 유니스왑을 알아본 날에도 코인으로 표를 던진다고 했잖아요. 다만 그쪽은 장부 규칙을 정하는 표였고, 이쪽은 구단의 작은 일을 고르는 표인 거예요.
강미연 큰 대회가 열리면 팬 토큰 얘기가 많이 나온대요. 그런데 팀이 이겨도 토큰은 따로 논대요.
응원하는 팀이 이기면 기분은 좋잖아요. 그런데 그게 토큰에 어떻게 이어지는지는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좋아하는 마음과 쥐고 있는 물건은 따로 보는 게 맞는 셈이죠.
칠리즈는 구단 팬 토큰이 돌아가는 판에서 쓰는 코인이라는 것, 팬 토큰은 구단의 작은 일에 표를 던지는 단골 쿠폰 같은 거라는 것, 응원하는 마음과 코인은 따로 봐야 한다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이만큼인 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