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뉴스에서 이 말을 물고 왔어요.
강미연 자본잠식이라는 말이 나오더라고요. 빚이 많다는 얘기랑 같은 건가 했어요.
박예슬 앞서 부채비율을 알아봤잖아요. 그거랑 다른 건가요?
다른 말인 거예요. 저도 같은 얘기인 줄 알았던 셈이죠.
앞서 자기자본을 알아본 날에 장부가 두 쪽으로 갈려 있다고 했잖아요. 빌린 쪽과 내 몫 쪽이요.
내 몫 쪽에는 두 가지가 들어 있대요. 처음에 넣은 원금이 있고, 그 뒤로 벌어서 쌓인 게 있는 거예요. 앞서 사내유보금을 알아본 날에 여태 안 나눠 준 몫의 합계라고 했잖아요. 그게 쌓인 쪽인 셈이죠.
장사가 안 되면 그 쌓인 쪽부터 줄어드는 거예요. 그게 다 없어지고 나서도 계속 줄면 처음에 넣은 원금까지 파먹는 셈이죠. 그 상태를 그렇게 부른다고 들었어요.
미연 언니가 계를 하다 원금까지 깨 먹은 집은 그 뒤로 아무도 안 끼워 줬다고 했어요. 그게 딱 들어맞는 얘기인 거예요.
부채비율은 빌린 게 내 몫에 비해 몇 배냐를 보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건 내 몫 자체가 얼마나 남았느냐를 보는 셈이죠. 빚이 많아도 내 몫이 넉넉하면 이 말이 안 나오고, 빚이 적어도 내 몫을 다 먹으면 이 말이 나오는 거예요.
박예슬 그럼 이 말이 나오면 더 급한 자리인 거잖아요.
앞서 주식 감자를 알아본 날에 쌓인 구멍을 메우려고 주식 쪽 칸을 덜어낸다고 했잖아요. 그 구멍이 이 얘기인 거예요.
장부에 구멍이 커진 채로 두면 적힌 것과 실제가 어긋나 보이잖아요. 그래서 주식 쪽을 줄여 셈을 맞추는 셈이죠. 그때 장수가 줄어 놀라는 사람이 많다고 했는데, 왜 그러는지가 여기서 이어지는 거예요.
그리고 돈을 새로 받아 오는 길도 있대요. 앞서 유상증자를 하면 왜 주식이 떨어지는지 알아본 적이 있잖아요. 밖에서 돈을 받아 내 몫 쪽을 채우는 셈이죠.
이 대목이 이 말이 무겁게 들리는 까닭인 거예요.
앞서 코스피와 코스닥 차이를 알아본 날에 내려가는 문턱이 따로 있다고 했잖아요. 이 상태가 얼마 동안 이어지면 그 문턱에 걸린다고 들었어요.
앞서 감사보고서를 알아본 날에 장부를 못 믿게 되면 내려간다고 했는데, 여기는 장부를 믿어도 내용이 그래서 걸리는 셈이죠. 다만 어느 회사가 지금 어떤지는 저희가 알 수 없어요. 그건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빌린 게 많은 것과 내 몫을 다 먹은 것이 다른 말이라는 것, 쌓인 쪽이 다 없어지고 원금까지 파먹은 상태를 그렇게 부른다는 것, 그리고 그래서 감자나 증자 얘기가 같이 나온다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딱 이만큼인 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