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조카한테 들은 걸 물고 왔어요.
강미연 사진 저장은 다달이 돈을 내잖아요. 아르위브는 한 번만 내면 오래 보관해 준대요.
박예슬 한 번 내고 계속 맡아 준다고요? 그 돈으로 어떻게 버텨요?
알아보니 그게 이 코인의 핵심인 거예요. 파일을 여러 사람의 컴퓨터에 나눠 맡기고, 처음에 한 번 낸 값으로 오래 보관하게 하는 구조인 셈이죠.
부엌으로 옮기면 땅에 묻는 김장독 같은 거예요. 냉장고에 넣으면 다달이 전기를 먹잖아요. 땅에 묻으면 한 번 수고하고 겨우내 두는 셈이죠.
다만 아르위브는 땅이 아니라 여러 집 광에 나눠 맡긴대요. 한 집 광이 무너져도 다른 집에 남아 있게 하는 거예요. 앞서 코인 장부 용량이 계속 커지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본 날에 장부를 여럿이 나눠 들고 있다고 했잖아요. 그것과 비슷한 셈이죠.
박예슬 그래도 광을 빌려준 사람들은 계속 대가를 받아야 하잖아요.
그래서 처음 낸 값의 큰 몫을 따로 쌓아 둔대요. 그걸 조금씩 꺼내서 광을 빌려준 사람들한테 준다고 들었어요.
아파트 장기수선충당금 같은 거예요. 미리 모아 둔 돈으로 나중에 지붕을 고치잖아요. 아르위브도 미리 모아 둔 걸로 앞으로의 보관비를 치르는 셈이죠.
강미연 조카 말로는 저장하는 값이 시간이 갈수록 싸진다고 보고 셈을 한 거래요.
그게 이 약속의 밑바탕인 거예요. 저장 값이 계속 싸지면 모아 둔 돈으로 오래 버티는 셈이죠. 그 셈이 얼마나 맞을지는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한 번 올린 건 지우기 어렵대요. 기록을 오래 남기려는 사람한테는 좋은 일인 거예요.
그런데 잘못 올린 것도 지우기 어려운 셈이죠. 앞서 코인 장부에 적힌 걸 지워 달라고 할 수 있는지 알아본 날에도 같은 얘기가 나왔잖아요. 땅에 묻은 독은 꺼내기도 번거로운 것과 같은 거예요. 그래서 무엇을 올릴지는 올리기 전에 한 번 더 따져 보라는 얘기가 붙는대요. 독에 넣기 전에 배추를 한 번 더 고르는 셈이죠.
아르위브는 파일을 여러 곳에 나눠 맡기고 한 번 낸 값으로 오래 보관하는 코인이라는 것, 미리 낸 값을 쌓아 두고 조금씩 꺼내 쓰는 구조라는 것, 오래 남는 대신 지우기도 어렵다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이만큼인 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