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슬 씨가 언니 얘기를 꺼냈어요.
박예슬 언니가 얼굴에 대는 기계를 샀거든요. 그런데 같은 이름 화장품을 한 바구니 더 들고 왔어요. 그게 원래 그런 거예요?
미연 언니가 뉴스에서 본 걸 보탰어요.
강미연 그게 에이피알이래요. 메디큐브라는 이름으로 화장품이랑 피부 기계를 같이 판대요.
알아보니 딱 그런 회사인 거예요. 집에서 쓰는 피부 기계와 그 기계에 맞춘 화장품을 한 이름으로 같이 파는 회사인 셈이죠.
부엌으로 옮기면 정수기 같은 거예요. 정수기를 한 번 들이면 필터 갈 때마다 같은 데 연락하잖아요. 기계는 한 번 사지만 필터는 계속 사는 셈이죠.
에이피알도 그 구조라고 들었어요. 기계를 들인 사람은 거기 맞춘다는 화장품을 같이 쓰게 되는 거예요. 예슬 씨 언니가 바구니를 하나 더 들고 온 것도 그런 셈이죠.
박예슬 그럼 기계가 화장품을 파는 셈이네요?
그렇게 보는 사람도 있대요. 기계가 손님을 붙잡아 두는 고리 같은 거예요. 밥솥을 바꾸면 쌀 씻는 버릇까지 바뀌는 것처럼, 기계 하나가 화장대 위 순서를 정해 버리는 셈이죠.
앞서 브랜드가 없는 화장품 회사를 알아본 날에 남의 이름으로 대신 만들어 주는 회사가 있다고 했잖아요. 에이피알은 그 반대편에 서 있는 셈이죠.
미연 언니 남편 말로는 만드는 건 상당 부분 맡기고, 이 회사는 이름을 키우고 파는 데 힘을 쓴대요. 광고를 많이 하고 온라인으로 바로 판다고 들었어요. 그러니 이름이 얼마나 알려지느냐가 살림을 좌우하는 장사인 거예요.
뉴스에서는 해외 얘기가 같이 나온대요. 미국이나 일본 사람들이 온라인 장터에서 이 기계와 화장품을 산다는 거예요.
강미연 외국 사람들이 영상 보고 따라 산대요. 그래서 수출 얘기가 붙는 거래요.
다만 이런 장사는 유행을 탄다고 들었어요. 화장품은 손님이 금방 다른 이름으로 옮겨 가기도 하잖아요. 그 기계가 손님을 얼마나 오래 붙잡아 둘지는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에이피알은 피부 기계와 화장품을 한 이름으로 같이 파는 회사라는 것, 기계가 화장품 손님을 붙잡아 두는 정수기와 필터 같은 구조라는 것, 만들기보다 이름 키우기에 힘을 쓰는 장사라 유행을 탄다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이만큼인 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