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여행 사진을 보여 줬어요. 묵은 집 냉장고에 집주인 쪽지가 붙어 있었대요.
강미연 김치는 드셔도 돼요, 이렇게 써 있더라고요. 에어비앤비로 잡은 집이었어요. 남편 말로는 그 회사는 방이 하나도 없대요.
박예슬 숙박 회사인데 방이 없다고요? 그럼 뭘로 벌어요?
알아보니 그런 거예요. 남는 방이나 집을 가진 사람과 묵을 데를 찾는 사람을 이어 주고, 그 사이에서 수수료를 받는 회사인 셈이죠.
부엌으로 옮기면 동네 부녀회장 같은 거예요. 김장철에 손님이 몰려 방이 모자란 집이 있으면, 방 남는 집을 알아서 이어 주잖아요. 부녀회장은 방을 안 가졌어도 동네 방 사정을 다 아는 셈이죠.
에어비앤비도 집을 사거나 짓지 않는대요. 그러니 건물에 드는 돈이 없는 거예요. 앞서 맥도날드를 알아본 날에 땅과 건물을 쥐는 장사가 있었잖아요. 이쪽은 정반대로 아무것도 안 쥐는 셈이죠.
박예슬 수수료는 누가 내요?
미연 언니 남편 말로는 묵는 사람과 빌려주는 사람 양쪽에서 조금씩 받는대요. 중매를 서 주고 양가에서 인사를 받는 것과 같은 거예요.
강미연 모르는 사람 집에 자는 거잖아요. 그래서 후기가 제일 중요하대요.
방을 안 가졌으니 방 상태를 회사가 다 챙길 수는 없는 셈이죠. 그래서 묵은 사람이 집을, 집주인이 묵은 사람을 서로 평가하게 한대요. 동네 부녀회장이 "그 집 깨끗해" 하고 말해 주는 걸 여러 사람 입으로 모은 거예요. 미연 언니가 본 김치 쪽지 같은 게 쌓이면 그 집 후기가 좋아지는 셈이죠. 그 대신 후기 몇 줄에 집주인 살림이 흔들리기도 한대요.
그런데 관광객이 많은 동네에서는 집을 숙소로만 돌리니까 살 집이 모자란다는 말이 나온대요. 그래서 도시마다 빌려줄 수 있는 날을 정하거나 막는 데가 있다고 들었어요.
부녀회장이 방을 너무 많이 이어 주면 동네가 여관 골목이 되는 셈이죠. 그 규칙이 어떻게 바뀔지는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에어비앤비는 방 하나 없이 남는 방과 묵을 사람을 이어 주는 회사라는 것, 양쪽에서 조금씩 수수료를 받는다는 것, 방 대신 후기로 믿음을 쌓고 동네 규칙과 부딪힌다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이만큼인 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