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테이블 끝에 앉아 계신 손님께 반대쪽에 앉아도 되냐고 물으시는 다른 손님을 봤어요.
몇 해 전에는 합석을 물어보시는 일이 드물었어요. 자리가 없으면 그냥 나가셨죠.
요즘은 물어보시는 분이 늘었어요. 특히 긴 테이블이 있는 가게에서요. 자리가 여러 개인 테이블이면 남의 자리라는 느낌이 덜해서인 것 같아요.
양쪽 다 부담스러워요.
물어보시는 분은 거절당할까 봐 조심스럽고, 앉아 계신 분은 싫어도 싫다고 하기가 어려우세요. 그래서 대개 괜찮다고 하시는데 표정이 좀 굳어요.
저는 그 장면을 보면서 중간에서 뭘 해야 하나 싶었어요.
그래서 요즘은 제가 중간에 섭니다.
자리가 없으면 손님께 직접 물어보시게 두지 않고, 제가 앉아 계신 분께 먼저 여쭤봐요. 그러면 거절하시기가 훨씬 편해요. 저한테 말씀하시면 되니까요.
그리고 안 된다고 하시면 저는 그냥 기다리는 자리를 안내해드려요. 두 분이 직접 부딪칠 일이 없어요.
작은 것도 하나 해봤어요.
긴 테이블 가운데에 작은 화병을 하나 뒀어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자리가 둘로 나뉘어요. 앉으시는 분도 여기까지가 내 자리라는 게 보이고요.
그 뒤로 합석이 훨씬 편해졌어요. 물어보지 않고 그냥 앉으시는 분도 생겼고요.
모르는 사람 옆에 앉는 게 어려운 게 아니라, 경계가 안 보이는 게 어려운 거더라고요.
손님 입장에서 이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자리가 없어 보이면 그냥 나가지 마시고 저희한테 물어보세요. 곧 일어나실 것 같은 자리가 있을 수도 있고, 합석이 가능한 자리를 안내해드릴 수도 있어요.
중간에서 여쭤보는 게 저희 일이에요. 그게 서로 제일 편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