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을 받고 얼굴이 붉어진 것을 두고 자기가 부끄러움이 많은 사람이라 그렇다고 하시더군요.
몸의 반응은 비슷합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잘못한 것은 없었죠. 그러면 이름이 다릅니다.
부끄러움과 쑥스러움은 둘 다 얼굴이 붉어지고 시선을 피하게 만듭니다.
둘 다 사람 앞에서 나오고, 둘 다 감추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하나로 부르시는데, 안에 있는 것이 다릅니다.
부끄러움에는 잘못이 있고 쑥스러움에는 없습니다.
부끄러움은 하지 말았어야 할 것을 했을 때 옵니다.
실수했거나, 약속을 못 지켰거나, 남에게 폐를 끼쳤습니다. 그래서 부끄러움에는 할 일이 따라옵니다. 사과하거나 바로잡거나요.
부끄러움은 안 풀면 남습니다. 몇 년 뒤에 갑자기 떠오르는 장면이 대개 이쪽입니다.
쑥스러움은 주목받는 것이 익숙하지 않을 때 옵니다.
칭찬을 받거나, 여러 사람 앞에 서거나, 마음을 표현할 때죠. 잘못한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할 일도 없습니다.
쑥스러움은 지나가면 끝납니다. 나중에 떠올려도 무겁지 않고 오히려 웃게 되더군요.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그때 실제로 잘못한 것이 있었습니까?
칭찬을 받은 자리에는 잘못이 없습니다. 그러니 그건 쑥스러움이겠지요.
여기가 오늘의 요점입니다.
쑥스러운 것을 부끄럽다고 부르면 그 장면이 잘못한 장면으로 저장됩니다. 그러면 나중에 떠올릴 때마다 무거워지죠.
그리고 그런 자리를 피하게 됩니다. 칭찬받는 자리, 앞에 서는 자리를요. 잘못이 없는데 피하게 되는 겁니다.
부끄러움 쪽이면 할 일은 그 잘못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끝이 있습니다.
쑥스러움 쪽이면 할 일은 없습니다. 잘못이 없다는 것만 확인하시면 됩니다. 얼굴이 붉어진 것은 그냥 몸이 그런 것이고요.
그 확인 하나로 장면이 다르게 저장됩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얼굴이 붉어진 것은 같습니다. 잘못이 있었는지만 보시죠.
구분이 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