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집에 손님이 오면 뭘 대접해야 할지 막막해요. 컵도 몇 개 없고, 차도 없고요. 그런데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따뜻한 차나 커피 한 잔, 작은 과자 하나면 손님은 충분히 대접받았다고 느껴요.
부모님이 처음 자취방에 오신다는 손님이 계셨어요.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씀하셨어요. "물이라도 드려야 하는데 컵이 두 개밖에 없어요."
드립백 몇 개와 작은 과자를 권해 드렸어요. 다음 주에 오셔서 웃으셨어요. "엄마가 커피 맛있다고 하셨어요." 컵이 두 개라 본인은 머그잔에 드셨대요. 그게 오히려 좋았대요.
비싼 걸 준비할 필요는 없어요. 손님이 원하는 걸 고를 수 있게 두세 가지만 있으면 돼요.
첫째, 먼저 물어보세요. "커피 드실래요, 차 드실래요?" 한마디면 손님이 편해요.
둘째, 카페인을 생각하세요. 저녁에 오신 손님이라면 디카페인이나 보리차 같은 걸 권해 보세요.
셋째, 따뜻하게 내세요. 잔을 미리 뜨거운 물로 데워 두면 훨씬 정성스러워 보여요. 앞서 잔 예열 얘기를 드린 적이 있는데, 집에서도 똑같이 효과가 있어요.
넷째, 쟁반에 담아 보세요. 작은 쟁반 하나에 잔과 과자를 올리면 카페처럼 보여요.
손님은 차 맛보다 함께 앉아 있는 시간을 기억해요. 차가 식을 때까지 이야기를 나누는 게 진짜 대접이에요.
저도 가게에서 손님들께 커피를 내려 드리지만, 결국 기억에 남는 건 그 잔을 사이에 두고 나눈 얘기예요.
대접은 잔이 아니라 마음이에요. 오늘 누군가와 따뜻한 잔 하나를 나누셨기를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