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 치르는 방식을 열흘쯤 적어봤지. 세어보니 이상한 게 나오더라고.
외상을 지겠다고 한 손님이 한 명도 없었어. 열흘 동안 한 건도.
외상 장부 얘기를 전에 적었어. 객잔은 원래 값을 나중에 받는 데였다고. 떼인 며칠보다 그 뒤에 온 날들이 많다고도 썼지.
그 글을 쓸 때만 해도 외상이 있었어. 그런데 세어보니 지금은 거의 없어. 몇 해 사이에 바뀐 거야.
단골한테 물어보니 밖에서도 그렇대. 옆 가게 사장도 같은 말을 했고. 뉴스에도 비슷한 얘기가 나온다고 하고.
같이 세다가 알게 된 게 있어. 거스름을 안 받으려는 손님이 늘었어.
딱 맞게 준비해 와서 놓고 가. 안 오는 손님 얘기를 전에 적었어. 매일 딱 맞게 가져오던 손님이 부담돼서 끊었다고. 그때는 그 사람 하나인 줄 알았는데 세어보니 여럿이야.
여기서 균형을 잡을게. 미리 내는 게 나쁜 게 아니야.
선불 얘기를 전에 적었어. 빚지고 있는 게 불편해서 미리 낸다고. 남한테 부담 주기 싫어서지 인색해진 게 아니라고 썼지. 그건 지금도 그렇게 생각해.
다만 외상이 없어지면 없는 사람이 못 앉아. 오늘 없어도 다음에 있을 수 있다고 쳐주는 게 그 제도의 전부였잖아. 그게 사라지면 오늘 없는 사람은 그냥 못 오는 거야.
정직하게 적으면 나도 편해졌어.
객잔 빚 얘기를 며칠 전에 적었어. 나도 술이랑 땔감이랑 그릇을 외상으로 받고 있다고. 손님 외상이 줄면 내 쪽 셈이 빨리 돌아. 그건 분명히 편해.
그래서 이걸 나쁘다고만 적을 수가 없어. 나는 덕을 보고 있는 쪽이니까.
세어보고 나서 정한 건 하나야. 외상은 그대로 놔둘게.
아무도 안 지어도 놔둘 거야. 없어지면 필요한 사람이 물어보지도 못하거든. 문파 회비 얘기를 적을 때 못 내는 경우를 규칙 안에 넣어두면 그 사람이 안 사라진다고 썼어. 그 얘기랑 같아.
어느 쪽이든 돼. 딱 맞게 내도 되고 나중에 줘도 되고. 다만 외상이 없어진 건 좀 적어두고 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