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쓰던 작은 원목 책상을 중고거래에 올렸어요. 방을 정리하면서 둘 데가 마땅치 않았거든요.
저녁에 대학생 한 명이 가지러 왔지요. 상판을 손바닥으로 쓸어보더니 나뭇결이 따뜻하네요, 하고 말하더라고요. 그 말에 손을 잠깐 못 놓았네요.
사진을 찍어 올릴 때는 별생각이 없었어요.
이제 안 쓰니까, 필요한 사람이 쓰면 좋겠다 정도였지요. 그런데 막상 건네는 순간이 되니 마음이 달라지더라고요. 그 책상 앞에서 보낸 밤들이 한꺼번에 떠올랐거든요.
그 책상은 처음 혼자 살기 시작할 때 산 가구였어요.
거기서 밥도 먹고, 편지도 쓰고, 일이 밀린 밤엔 노트북을 펴고 늦게까지 앉아 있었지요. 모서리엔 제가 컵을 놓다 생긴 동그란 자국도 있었고요. 물건 하나에 그렇게 많은 밤이 붙어 있는 줄 몰랐네요.
오래 쓴 물건을 건넬 때, 우리는 물건과 함께 그 위에서 보낸 시간도 잠깐 놓아준다.
대학생은 책상을 조심스럽게 들었어요.
자취방에 책상이 없어서 하나 필요했대요. 공부할 때 쓸 거라고요. 그 말을 들으니 섭섭함이 조금 풀렸지요. 제 밤들을 받쳐주던 책상이 이제 누군가의 공부하는 밤을 받쳐줄 테니까요.
돈을 받는 순간은 좀 어색했어요.
얼마 안 되는 금액이었는데도 그 물건의 시간을 판 것 같았지요. 대학생이 몇 번이나 고맙다고 하며 계단을 내려갔어요. 저는 현관에 서서 그 뒷모습을 한참 봤네요.
그날 밤 책상이 있던 자리가 휑했어요.
바닥에 책상 다리 자국 네 개가 남아 있더라고요. 그래도 어딘가 자취방에서 그 책상 위에 누군가의 책이 펼쳐져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조금 따뜻했지요.
아끼던 물건을 보내는 건 조금 섭섭한 일이지요.
그래도 그 물건이 누군가의 방에서 다시 쓰인다면 그건 끝이 아니라 이어지는 거겠지요. 너무 섭섭해하지 않으셔도 괜찮은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