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카운터에서 중고로 뭘 팔았다는 얘기를 자주 들어요. 손님들끼리 하시는 얘기예요.
예전엔 뭘 샀다는 얘기가 더 많았거든요. 지금은 판 얘기가 더 자주 들려요. 오늘은 그 얘기만 적을게요.
저는 처음에 좀 안쓰럽게 들었어요. 아끼던 걸 내놓으시는 건가 싶어서요.
그런데 표정을 보면 안 그래요. 오히려 좀 개운해 보이세요. "그거 팔았어" 하실 때 웃으세요. 손해 본 얘기를 하는 얼굴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잘못 짚었구나 했어요. 돈이 아니라 자리를 되찾은 얘기였던 거예요.
무슨 흐름인지는 저도 몰라요. 들린 것만요.
뉴스에서 소비가 어떻다는 얘기를 하면 저는 잘 모르겠어요. 여기서는 그냥 사람들이 짐을 줄이고 있다는 걸로 보여요.
저도 남 얘기가 아니에요. 가게에 안 쓰는 기계가 두 대 있었어요.
언젠가 쓸 것 같아서 몇 년을 뒀거든요. 결국 안 쓰더라고요. 내놓고 나니까 창고가 넓어져서, 그 자리에 원두를 더 놓게 됐어요. 왜 진작 안 했나 싶었어요.
저는 원래 물건을 잘 못 버리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파는 건 좀 다르더라고요. 버리는 건 아깝고 파는 건 정리하는 느낌이라서요. 이건 제 성격 얘기라 참고만 하세요.
가게 앞에서 물건을 건네받고 들어오셔서 커피 한 잔을 시키셨어요. 자리에 앉으시면서 혼잣말처럼 그러시더라고요. 이걸 왜 샀는지 모르겠다고요.
산 지 얼마 안 된 물건이었대요. 그런데 오늘 그걸 남한테 넘겼다고요. 손해 본 얼굴이 아니라 뭔가 끝낸 얼굴이었어요.
물건을 줄이는 밤은 대개 마음을 줄이려는 밤이더라고요.
요즘 뭔가 정리하고 계시면, 다 하시고 한 잔 하고 가세요. 정리한 날은 좀 허전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