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지 리조트 소파에 누워 계셨다는 분이 있었습니다. 몸은 더없이 편했는데, 다음 달 계약 만료 문자를 몇 번이나 다시 열어보셨다고요.
다른 분은 좁은 원룸 바닥에 앉아 계셨습니다. 그런데 정규직 전환 통보를 받은 뒤로는 잠이 잘 온다고 하셨습니다. 앞의 분에게는 편안함만 있었고, 뒤의 분에게는 안정감이 있었습니다.
안정감과 편안함은 둘 다 불안하지 않고 마음이 놓인 상태입니다.
숨이 깊어지고, 몸에 힘이 빠지고, 서두를 일이 없습니다. 좋은 상태라는 점이 같으니 섞어 쓰시는 거죠.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편안함은 지금 이 순간 몸과 마음이 불편하지 않은 상태이고, 안정감은 앞으로도 쉽게 흔들리지 않으리라는 바탕이 있는 상태입니다.
편안함은 지금의 조건이 만듭니다.
푹신한 소파, 따뜻한 방, 할 일 없는 오후 같은 것들입니다. 조건이 좋으면 편안해집니다. 그래서 편안함은 자리를 옮기면 바뀝니다. 휴가가 끝나면 리조트 소파도 끝나죠.
안정감은 지금보다 그 밑을 봅니다.
다음 달에도, 몇 해 뒤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으리라는 믿음입니다. 일자리, 관계, 살 곳 같은 바탕이 단단할 때 생깁니다. 그래서 안정감은 지금 조건이 불편해도 남아 있습니다. 좁은 원룸 바닥에서도 잠이 잘 오는 것처럼요.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편안한데 불안한 날이 있다면, 대개 바탕이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겠지요.
편안함이 부족하다면 지금의 조건을 바꾸면 됩니다. 쉬고, 자리를 옮기고, 따뜻하게 하면 됩니다.
안정감이 부족하다면 조건을 바꿔도 잘 채워지지 않습니다. 흔들리는 바탕이 무엇인지 보셔야 합니다. 리조트 소파에서 계약 문자를 다시 열게 만든 그것이요.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마음이 놓인 것은 같습니다. 자리를 떠나도 남아 있는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