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무엇을 했는지 말하지 않으셨다는 이유로 비밀이 많다는 말을 들으셨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숨기신 게 아니었습니다. 안 말한 것과 숨긴 것은 다른 이름입니다.
비밀과 사생활은 둘 다 상대가 내용을 모르는 상태입니다.
둘 다 물어도 안 알려주고, 둘 다 상대 입장에서는 답답합니다. 그러면 무엇이 갈릴까요?
상대가 알 자리가 있는 일이냐입니다.
비밀은 상대가 알아야 판단할 수 있는 것을 감춘 상태입니다.
같이 하는 일의 진행 상황, 함께 쓰는 돈, 그 사람에게 영향이 가는 결정. 상대가 모르면 손해를 볼 수 있는 것들이죠. 이걸 안 내면 비밀입니다.
비밀은 나중에 문제가 됩니다. 알았으면 다르게 정했을 일이니까요.
사생활은 상대의 판단과 무관한 내 영역입니다.
주말에 무엇을 했는지, 누구를 만났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상대가 몰라도 아무 손해가 없습니다. 그래서 안 말해도 됩니다.
사생활은 안 밝히는 것이 기본입니다. 밝히는 것이 친해지는 방식일 수는 있지만 의무는 아니지요.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주말 이야기는 뒤쪽입니다. 안 말해서 상대가 손해를 볼 것이 없으니까요.
여기가 오늘의 요점입니다.
사생활을 비밀이라고 부르면 안 말한 것이 잘못이 됩니다. 그러면 미안해지고, 미안해지면 다음에는 말하게 되죠. 그렇게 몇 번 지나면 안 말할 자리가 없어집니다.
그리고 정말 비밀로 두어야 할 것과 구별이 안 됩니다. 다 말하는 사람이 되면 정작 남의 일까지 옮기게 되니까요.
비밀 쪽이면 할 일은 말하는 것입니다. 늦었으면 늦은 대로 꺼내셔야 합니다.
사생활 쪽이면 할 일은 사과가 아닙니다. 그 자리가 사생활이라고 밝히는 것입니다. 그건 말하고 싶지 않다고 한 줄만 하시면 됩니다.
숨긴다는 말보다 말하고 싶지 않다는 말이 정확합니다. 정확한 이름을 쓰면 상대도 대개 알아듣겠지요.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상대가 모르는 것은 같습니다. 몰라서 손해가 있는지만 보시죠.
구분이 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