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에 짐만 두고 한참 안 돌아오시는 일이 부쩍 늘었어요. 카운터에서 보면 잘 보여요.
겉옷이랑 노트북이 놓인 자리가 있었어요. 한 시간 반 동안 사람이 안 오셨어요.
그동안 다른 손님이 그 앞에서 서성이다 나가셨어요. 앉을 자리를 찾다가 못 찾으신 거예요. 저는 그 자리를 치울 수도 없고 안내할 수도 없었어요.
돌아오신 손님도 잘못한 게 없어요. 잠깐 볼일이 길어진 거겠죠. 다만 그 사이에 아무도 그 자리를 못 쓴 거예요.
이걸 나무라려는 게 아니에요. 저도 손님 입장이면 그럴 것 같거든요.
세 번째가 제일 많아요. 오 분 나갔다가 일이 생겨서 길어지는 거예요. 처음부터 오래 비우려던 분은 거의 없더라고요.
자리를 못 드리는 것도 그렇지만, 판단이 어려워요.
이분이 나가신 건지 잠깐 비우신 건지 알 수가 없어요. 짐을 치우면 큰일이고, 안 치우면 자리가 계속 비어 있고요. 그래서 저희는 그냥 기다려요. 마감 시간까지 그렇게 둔 적도 있어요.
가끔은 다른 손님이 저희한테 물어보세요. 저기 사람 있냐고요. 저희도 모른다고 말씀드리는 게 제일 민망해요.
짐은 자리를 지켜주지만 그동안 아무도 그 자리에 못 앉아요.
정말 간단해요. 나가실 때 저희한테 말씀만 해주시면 돼요.
"잠깐 나갔다 올게요" 이거면 충분해요. 그러면 저희가 자리를 지켜드릴 수 있어요. 다른 손님이 물어봐도 답을 드릴 수 있고요.
오래 걸릴 것 같으시면 그것도 말씀해주시면 좋아요. 저희가 잔을 치울지 말지도 그때 정하거든요. 식은 커피를 한 시간 넘게 그냥 두는 것도 저희는 마음이 안 편해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한 시간 넘게 비우실 거면 짐을 챙겨 나가시는 게 서로 편해요.
돌아오셨을 때 자리가 없으면 저희가 다른 자리를 찾아드리면 되고요. 요즘은 미리 말씀해주시는 분이 많아져서 예전보다 나아졌어요.
그리고 귀중품은 두고 가지 마세요. 저희가 지켜본다고 해도 사람이 계속 카운터에만 있는 건 아니거든요. 그것 때문에 곤란했던 적이 몇 번 있었어요.
오늘 자리 비우실 일이 있으면 저희한테 한마디만 해주세요. 그거면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