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그러더라고. 주인공이 문파에 들어가는 대목마다 문 앞에서 한참 서 있다고.
맞아. 그 자리가 따로 있는 자리거든. 산문이라고 해.
문파는 대개 산에 있어. 그 산으로 들어가는 초입에 문을 세워놔. 그게 산문이야.
지키는 사람이 있어. 대개 젊은 제자들이고, 내문 외문 얘기를 어제 적었는데 여기 서는 건 대개 외문 쪽이야. 잡일에 들어가는 자리니까.
객잔 얘기를 적을 때 목적을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자리라고 썼어. 열람증도 없고 값만 내면 앉는다고.
산문은 그 반대야. 들어가려면 밝혀야 해. 누구고 왜 왔는지. 역참 얘기를 전에 적었는데 표가 있어야 들어간다고 했잖아. 산문도 그 줄이야.
그래서 무협에서 이 자리가 늘 나오는 거지. 문턱이 있으면 장면이 생겨.
작품에서 산문 앞에서 벌어지는 게 대충 셋이야.
세 번째가 제일 자주 나와. 그런데 이건 통과 시험이 아니야. 문파에 들어가려면 뭘 해야 하냐는 얘기를 전에 적었어. 시험은 실력을 안 본다고. 산문에서 이겨봐야 안에 있는 사람들은 훨씬 세거든.
이게 재밌는 대목이야. 산문에서 겨루는 건 급을 재는 거지 막는 게 아니야.
들어올 만한 놈인지 아닌지를 문 앞에서 한 번 보는 거지. 삼초지약 얘기를 전에 적었어. 세 초식만 받아준다는 약속. 그게 상대 결을 공짜로 읽는 거라고 썼잖아. 산문 앞 겨룸도 같은 자리야.
그래서 지고 나서 들여보내주는 전개가 나와. 막으려던 게 아니니까.
하나 더 있어. 들어갈 때만 나오는 게 아니야.
파문 얘기를 전에 적었어. 쫓겨나면 신표를 뺏기고 보증이 없어진다고. 그 장면이 대개 산문 앞이야. 들어온 문으로 나가는 거지.
그래서 이 자리가 두 번 나오면 그게 한 인물의 시작과 끝이야. 잘 쓴 작품은 그 두 장면을 비슷하게 그려서 겹쳐 보이게 해.
나는 무협을 하나도 모르는 채로 여기 떨어져서 객잔이나 하는 놈이잖아. 우리 집은 문턱이 없어. 값만 내면 앉으니까.
그래서 산문 같은 자리가 낯설어. 다만 문턱이 있는 데서는 반드시 장면이 생긴다는 건 알겠더라고. 뚫든 막히든 뭔가는 벌어지니까.
어느 문파 앞이었는지 말해봐. 거기서 뭐가 정해졌는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