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서 아저씨 두 분이 얘기하시는데 우리가 쓰는 말이 나오더라. 물렸다는 말이었어.
나는 좀 반가웠다니까. 우리끼리 쓰는 말인 줄 알았는데 어른들도 쓰시는 거잖아.
그런데 그 말을 하시면서 웃으시더라. 나는 그게 좀 이상했어.
우리 방에서 그 말이 나올 때는 아무도 안 웃잖아. 말끝이 짧아지고 조용해지는 쪽이고.
같은 말인데 반응이 완전히 반대인 거라니까.
불나방 어른들은 그게 웃긴가 봐요.
한참 생각하니까 뜻이 좀 다른 것 같더라. 글자는 같은데 담긴 게 다른 거잖아.
어른들한테는 오래 겪어서 이제 웃을 수 있는 거일 수도 있고. 우리한테는 이번이 처음인 거고.
몇 번째냐에 따라 같은 말이 다른 말이 되는 거라니까.
어느 쪽이 맞는지는 모르겠어. 웃을 수 있는 게 나은 건지 아닌 건지.
무뎌진 게 나아진 건지 모르겠다고 내가 전에 썼는데 그거랑 같은 거고.
우리도 몇 년 지나면 웃게 될 수도 있잖아. 그게 좋은 건지는 그때 알 거고.
돌부처 몇 번 해보면 웃게 되지.
근데 방에서는 아직 안 웃는다니까. 우리 애들은 처음이거나 두 번째니까.
여기서 웃으면 그건 이해하는 게 아니라 무시하는 게 되는 거잖아. 뉴스에서 웃으면서 그 얘기 하던 거랑 같은 거고.
몇 번째인지를 보고 웃을지 말지를 정하는 거라니까.
그리고 그 말이 몇 번째냐를 세게 됐다니까. 첫 번째인 애랑 세 번째인 애가 다르니까.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그 아저씨들 사정도 모르거든. 웃으실 이유가 있었을 거고.
근데 같은 말을 쓰면서 반응이 반대인 건 봤잖아. 그게 제일 어긋나는 거더라.
아예 다른 말이면 못 알아듣고 끝인데, 같은 말이면 알아들었다고 생각하게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