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보스는 남아프리카에서 자라는 식물의 잎을 말려 만든 차예요. 차나무 잎이 아니라서 원래 카페인이 없다고 알려져 있어요. 우리면 붉은빛이 나고, 은은하게 달고 구수한 맛이 나요. 그래서 밤에 커피나 홍차가 부담스러운 분들께 제가 자주 권하는 차예요.
밤 열한 시 마감 직전에 손님 한 분이 들어오셨어요. "카페인 없는 것 중에 제일 차 같은 거요." 허브차는 꽃 향이 너무 강해서 별로래요.
그래서 루이보스를 드렸어요. 한 모금 드시고는 고개를 끄덕이셨어요. "홍차 같은데 잠은 잘 올 것 같아요." 안심하신 얼굴이었어요. 그 뒤로 그분은 밤에 오시면 루이보스만 찾으세요.
홍차와 색이 비슷해서 처음 보시는 분들은 홍차인 줄 아세요. 그런데 마셔 보면 훨씬 부드러워요. 앞서 얼그레이 얘기를 드렸는데, 루이보스에 과일이나 꽃 향을 입힌 것도 많이 나와요.
첫째, 끓는 물을 써도 괜찮아요. 녹차처럼 물을 식힐 필요가 없어요.
둘째, 오래 우려도 덜 떫어요. 오분 넘게 우려도 쓴맛이 잘 안 올라와요. 진하게 드시고 싶으면 더 오래 두세요.
셋째, 다시 우려도 괜찮아요. 한 번 우린 잎으로 한 번 더 우려 마시는 분도 계세요.
루이보스를 진하게 우려서 데운 우유를 섞으면 카페인 없는 밀크티가 돼요. 꿀을 조금 넣으면 더 맛있어요. 앞서 로열 밀크티 얘기를 드렸는데, 같은 방식으로 우유에 끓여도 돼요.
저희 가게에서는 밤 열 시가 넘으면 루이보스 밀크티를 권해 드려요. 따뜻하고 달달한데 잠 걱정이 없으니까요. 단골 몇 분은 이걸 "밤 라떼"라고 부르세요.
커피를 끊으려는데 따뜻한 음료가 그리운 분, 밤에 뭔가 마시고 싶지만 잠이 걱정되는 분, 허브차 향이 부담스러운 분께 잘 맞아요.
반대로 아주 진하고 쌉쌀한 맛을 원하시는 분께는 좀 심심할 수 있어요.
밤에 마시는 차는 하루를 닫는 문 같아요. 오늘 밤엔 부드러운 문으로 하루를 닫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