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할머니 댁 주소를 "○○리 123번지"로만 기억하고 있던 손자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택배 앱에 입력이 잘 안 됐다고요.
그래서 할머니께 전화해 대문 옆 파란 표지판에 적힌 글자를 불러달라고 했답니다. 기억하던 주소와 표지판의 주소는 같은 집을 가리키는 서로 다른 방식이었습니다.
도로명주소와 지번주소는 둘 다 한 집이나 건물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는 주소입니다.
택배를 받고, 서류에 적고, 길을 찾을 때 씁니다. 가리키는 곳이 같으니 같은 주소의 옛 이름과 새 이름 정도로 여기시는 거죠.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도로명주소는 도로의 이름과 그 도로를 따라 매긴 건물 번호로 위치를 나타내는 주소이고, 지번주소는 땅을 나눠 매긴 번호로 위치를 나타내는 주소입니다.
도로명주소는 길이 기준입니다.
어느 길 몇 번이라는 식이라, 그 길을 따라가면 번호 순서대로 건물이 나옵니다. 대개 길 한쪽은 홀수, 다른 쪽은 짝수로 매겨져 있죠. 그래서 처음 가는 곳도 길만 찾으면 따라가기 쉽습니다. 대문 옆 파란 표지판이 그 주소입니다. 지금은 공식 주소로 이쪽을 씁니다.
지번주소는 땅이 기준입니다.
동이나 리 안의 땅에 매긴 번호라서, 번호가 길을 따라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123번지 옆이 124번지라는 보장이 없죠. 그래서 지번주소만으로는 처음 가는 곳을 찾기 어렵습니다. 대신 땅의 기록을 다룰 때는 지금도 지번이 쓰입니다.
주소를 보실 때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할머니의 기억 속 주소가 틀린 것은 아닙니다. 다만 택배 앱이 찾는 쪽은 길을 따라가는 주소였겠지요.
택배나 공식 서류라면 도로명주소를 쓰시면 됩니다.
땅이나 등기 같은 기록을 다룰 때는 지번주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두 주소를 서로 바꿔 찾는 방법은 정부의 주소 안내 서비스를 따르시면 됩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같은 집을 가리키는 것은 같습니다. 길로 찾는지 땅의 번호로 찾는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