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이틀에 약속을 네 개 잡으신 분이 계셨습니다. 다 즐거우셨다는데 월요일 아침에는 더 지쳐 계셨습니다.
논 것은 맞습니다. 다만 쉰 것은 아니었습니다.
휴식과 여가는 둘 다 일에서 벗어난 시간입니다.
달력에는 똑같이 빈칸으로 표시됩니다. 그래서 하나로 묶어 쉬는 시간이라고 부르시는데, 몸이 받는 것은 다릅니다.
갈리는 것은 그 시간에 채우느냐 비우느냐입니다.
휴식은 들어오는 것을 줄이는 시간입니다.
말을 덜 하고, 결정을 안 하고, 새로운 것을 안 봅니다. 그래서 휴식은 대개 심심합니다. 심심한 게 잘못된 게 아니라 그게 휴식의 형태입니다.
회복은 여기서만 일어납니다. 몸과 머리가 처리할 게 없어야 밀린 것을 정리하니까요.
여가는 좋은 것을 넣는 시간입니다.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데를 가고, 재밌는 것을 봅니다. 즐겁습니다. 그런데 즐거운 것도 들어오는 것이라 처리해야 합니다. 사람을 만나면 말을 하고 반응을 읽어야 하고, 새로운 데를 가면 길을 찾아야 하죠.
그래서 여가를 많이 하면 기분은 좋아지는데 몸은 안 회복됩니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즐거움과 회복은 다른 통입니다. 하나를 채워도 다른 하나는 안 채워집니다.
여기서 하나 짚겠습니다. 여가가 나쁘다는 말이 아닙니다.
휴식만 하면 회복은 되는데 아무 일도 안 일어납니다. 만나는 사람이 줄고 기억할 것도 안 생깁니다. 그러면 다른 데가 비게 되겠지요.
문제는 이틀을 여가로만 채우고 쉬었다고 부를 때 생깁니다. 회복 칸이 비어 있는데 채워진 줄 아니까 월요일에 당황하게 됩니다.
주말이 무거우시면 약속을 줄이는 것보다 자리를 나누는 것이 낫습니다.
이틀 중 반나절만 아무것도 안 넣는 시간으로 두시면 됩니다. 그 반나절에는 약속도 새로운 것도 안 넣습니다. 심심하게 두시는 겁니다.
나머지는 채우셔도 됩니다. 두 칸이 갈리면 즐겁기도 하고 가볍기도 한 주말이 나옵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일을 안 한 것은 같습니다. 다음 날 아침만 보시죠.
구분이 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