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몫까지 다 챙겨주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그런데 그 후배에게 의견을 물으신 적은 한 번도 없더군요.
챙기신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후배 쪽에서는 서운함이 쌓이고 있었습니다.
존중과 배려는 둘 다 상대를 생각하는 태도입니다.
둘 다 좋은 것이고, 둘 다 없으면 관계가 거칠어집니다. 그래서 하나로 묶이는데, 주는 것이 다릅니다.
존중은 위치를 지키는 것이고 배려는 편의를 주는 것입니다.
배려는 상대가 덜 힘들게 해주는 일입니다.
무거운 것을 대신 들고, 어려운 일을 먼저 처리하고, 곤란한 자리를 막아줍니다. 상대는 편해집니다.
그런데 배려에는 한 가지가 안 들어 있습니다. 상대가 스스로 정할 자리요. 대신 해주는 것이라 결정이 내 쪽에 남거든요.
존중은 상대를 판단할 수 있는 사람으로 대하는 일입니다.
의견을 묻고, 답을 기다리고, 그 답대로 합니다. 상대가 틀릴 수도 있는데 그 자리를 남겨둡니다.
그래서 존중은 편의를 안 줍니다. 오히려 상대가 더 애써야 할 때도 있습니다. 대신 그 사람이 자기 자리에 서 있게 됩니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다 챙기셨는데 한 번도 안 물으셨으면 배려만 있고 존중이 빈 상태입니다.
여기가 오늘의 요점입니다.
계속 대신 해주면 상대는 자기가 못하는 사람으로 취급받는다고 느낍니다. 좋은 뜻이었어도 도착하는 것은 그 판정입니다.
그리고 배려는 위아래를 만듭니다. 주는 쪽과 받는 쪽이 생기니까요. 그 배치가 굳으면 고마움보다 부담이 커지겠지요.
배려는 줄이실 필요가 없습니다.
존중 칸이 비셨으면 할 일은 챙기는 것을 그만두는 게 아닙니다. 결정할 자리를 하나 넘기는 것입니다. 어떻게 할지 물어보시고, 나온 답이 내 생각과 달라도 그대로 해보시면 됩니다.
한 번이면 달라집니다. 챙김은 그대로인데 도착하는 것이 바뀌니까요.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상대를 위한 것은 같습니다. 물어본 적이 있는지만 보시죠.
구분이 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