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기사를 봤습니다. 제목에는 권고사직이라고 적혀 있고, 그 옆에 따옴표로 "사실상 해고"라는 말이 붙어 있었습니다.
두 말이 한 제목에 나란히 있으니 읽는 쪽은 헷갈립니다. 그만두게 된 사람 쪽에서는 같은 일처럼 느껴지니까요. 그런데 두 말은 이름이 다릅니다.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권고사직과 해고는 둘 다 회사를 떠나는 사람이 먼저 원해서 시작된 일이 아닙니다.
회사 쪽에서 먼저 말이 나오고, 떠나는 사람은 그 말을 받는 자리에 있습니다. 시작이 같으니 섞어 부르게 되죠. 당하는 쪽에서는 이름까지 따질 여유가 없으시겠지요.
권고사직은 회사가 권하고 근로자가 받아들여 합의로 끝나는 것이고, 해고는 회사가 일방적으로 끝내는 것입니다.
권고사직은 회사가 그만두기를 권하고, 근로자가 그 권유를 받아들여 사직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에 근로자의 동의가 있습니다. 그래서 형식으로는 합의에 의한 퇴직이 됩니다. 사직서에 서명하는 사람이 떠나는 쪽이라는 점이 핵심이죠.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권고는 권하는 것이지 정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해고는 근로자의 동의 없이 회사가 근로관계를 끝내는 것입니다.
일방적인 일이라서 근로기준법은 해고에 조건을 붙여 둡니다.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알려야 하고, 원칙적으로 30일 전에 예고해야 합니다. 합의가 없으니 법이 대신 절차를 세워 둔 겁니다.
기사를 보실 때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사실상 해고"라는 따옴표는 이 질문에서 나옵니다. 동의는 있었지만 그 동의가 정말 자유로웠느냐를 묻는 말이죠. 그건 기사 쓴 쪽의 문제 제기이고, 판단은 제 몫이 아닙니다.
권고사직이라면 서명하기 전이 중요한 자리입니다. 동의가 이름을 정하니까요.
해고라면 절차가 지켜졌는지가 중요한 자리입니다. 구체적인 판단은 노동청이나 노무 상담 창구에서 할 일입니다. 저는 두 이름이 어디서 갈리는지까지만 말씀드립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떠나게 된 것은 같습니다. 마지막에 동의가 있었는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