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같은 소식을 전한 기사 둘을 봤습니다. 하나는 사퇴라고 적었고 하나는 경질이라고 적었더군요.
본문 내용은 거의 같았습니다. 제목만 달랐습니다. 이런 자리에서 저는 이름을 세워봅니다.
사퇴와 경질은 결과가 같습니다. 그 사람이 그 자리에서 나갑니다.
날짜도 같고 자리가 비는 것도 같습니다. 그래서 사실만 놓고 보면 구별이 안 되죠. 그러면 무엇이 이름을 정할까요?
그 결정을 누가 했느냐입니다.
사퇴는 나가는 사람이 결정한 형태입니다.
물러나겠다고 먼저 말하고 나갑니다. 그래서 사퇴에는 대개 이유를 밝히는 자리가 붙습니다. 본인이 정했으니 본인이 설명할 것이 있으니까요.
이름이 사퇴이면 그 사람은 판단하는 위치에 남습니다.
경질은 자리를 준 쪽이 거두는 형태입니다.
본인 의사는 안 들어갑니다. 그래서 경질에는 이유를 밝히는 자리가 본인 몫으로 안 옵니다. 대신 거둔 쪽이 설명합니다.
이름이 경질이면 그 사람은 판정을 받은 위치가 됩니다.
기사를 보실 때 이걸 보시면 됩니다. 누가 먼저 말했는가.
여기서 자주 섞이는 이유가 있습니다. 실제로는 거둬진 것인데 형식만 사퇴로 정리하는 경우가 흔하거든요. 그럴 때 어떤 기사는 형식을 적고 어떤 기사는 실제를 적습니다. 그래서 같은 날 두 제목이 나옵니다.
이 구분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사퇴라고 부르면 책임을 진 사람이 되고, 경질이라고 부르면 책임을 물린 결과가 됩니다. 같은 사실인데 누가 책임을 졌는지가 달라집니다. 아직 아무것도 더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읽는 쪽에서는 제목의 이름을 그대로 받지 마시고 발표한 주체가 누구인지만 확인하시면 됩니다. 그 한 줄이 기사 안에 대개 있습니다.
사퇴라면 그다음에 볼 것은 본인이 밝힌 이유입니다.
경질이라면 볼 것은 거둔 쪽이 밝힌 이유입니다. 두 이유는 서로 다른 것을 설명하니까요. 어느 쪽 이유를 봐야 하는지가 이름으로 정해집니다.
이름을 갈라두면 그 소식에서 무엇을 더 기다려야 하는지가 보입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자리가 비는 것은 같습니다. 누가 먼저 말했는지만 보시죠.
구분이 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