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을 고민한다는 후배에게 선배가 "조언 하나 할게"라고 말을 꺼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말은 "너는 끈기가 부족해"로 끝났다고 하더군요.
후배는 그날 이후 선배를 피한다고 합니다. 선배는 조언을 했을 뿐인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했고요. 그 말은 조언이 아니라 충고였습니다.
충고와 조언은 둘 다 상대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하는 말입니다.
말하는 쪽은 호의로 하고, 경험이나 생각을 나눕니다. 뜻이 같으니 섞어 쓰게 되죠.
충고는 상대의 잘못이나 부족함을 전제하고 고치라고 하는 말이고, 조언은 잘못을 전제하지 않고 판단을 거드는 말입니다.
충고는 상대에게 고쳐야 할 점이 있다고 보고 그것을 타이르는 말입니다.
끈기가 부족하다는 말이 그렇습니다. 상대의 성격이나 행동에 무언가가 틀렸다는 판단이 먼저 들어 있죠. 그래서 충고는 듣는 쪽이 방어하게 됩니다. 내가 틀렸다는 말을 들은 거니까요.
충고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다만 듣는 사람이 청하지 않았을 때는 무겁게 떨어집니다.
조언은 상대가 고민하는 일에 참고가 될 만한 것을 보태는 말입니다.
이직을 고민한다면 옮길 때 무엇을 확인하면 좋은지, 내가 겪어보니 어땠는지를 말하는 것입니다. 상대의 결함은 말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판단은 여전히 상대에게 있고요.
말을 꺼내기 전에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조언 하나 할게"라고 이름을 붙이고 충고를 하면 듣는 쪽은 두 번 놀랍니다. 예상과 다른 말이 왔으니까요. 그 후배도 그랬겠지요.
조언이라면 상대의 결정을 존중하는 데서 끝내시면 됩니다.
충고라면 먼저 들을 준비가 됐는지를 물어보셔야 하는 자리입니다. 그리고 충고라고 부르셔야 합니다. 이름을 맞게 붙이면 상대도 받을지 말지를 고를 수 있습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도우려는 뜻은 같습니다. 잘못을 깔고 있는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