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일을 이 년째 이야기하시는데, 상대에게는 한 번도 연락을 안 하셨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마음이 없으신 게 아닙니다. 다만 그 마음이 향한 곳이 상대가 아니었죠.
뉘우침과 후회는 둘 다 지난 일을 다시 보는 상태입니다.
둘 다 무겁고, 둘 다 오래 갑니다. 그래서 하나로 부르시는데, 향하는 곳이 다릅니다.
후회는 나를 향하고 뉘우침은 상대를 향합니다.
후회는 그때 다르게 했으면 지금이 나았을 텐데 하는 마음입니다.
그 선택 때문에 내가 잃은 것을 셉니다. 그래서 후회에는 상대가 꼭 필요하지 않습니다. 혼자 한 선택에도 후회는 오니까요.
후회는 다음 선택에 쓰입니다. 같은 자리에서 다르게 하게 되죠. 다만 지난 일 자체는 안 바뀝니다.
뉘우침은 내가 한 일 때문에 누가 곤란해졌다는 것을 아는 상태입니다.
대상이 있습니다. 그래서 뉘우침에는 할 일이 붙습니다. 사과하거나, 갚거나, 바로잡거나요.
뉘우침은 상대에게 도착해야 끝납니다. 혼자 오래 생각하는 것으로는 안 끝나더군요.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그 일로 곤란해진 사람이 따로 있었습니까?
이 년째 붙들고 계신데 연락을 안 하셨다면, 이름은 뉘우침인데 후회처럼 다루고 계신 겁니다.
여기가 오늘의 요점입니다.
뉘우침을 후회처럼 다루면 혼자 생각만 하게 됩니다. 생각은 아무리 오래 해도 상대에게 안 갑니다. 그래서 이 년이 지나도 그대로죠.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연락하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늦었다는 생각이 얹히니까요. 그러면 영영 안 하게 되겠지요.
후회 쪽이면 할 일은 다음을 정하는 것입니다. 그 자리에서 다르게 할 것을 한 줄 적으시면 끝납니다.
뉘우침 쪽이면 할 일은 더 미안해하는 게 아닙니다. 상대에게 한 줄 보내는 것입니다. 늦었다는 말을 앞에 붙이셔도 됩니다.
받는 쪽에서 어떻게 답할지는 그 사람 몫입니다. 답이 안 와도 도착은 한 것이고요. 도착하면 그 마음이 내려갑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되짚는 것은 같습니다. 곤란해진 사람이 있는지만 보시죠.
구분이 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