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동안 밤마다 오시던 단골이 유학을 떠나기 전날 마지막으로 오셨어요. 요즘 해외로 공부하러 가거나 일하러 떠나는 손님들 얘기를 종종 들어요. 카운터에서 보면 떠나는 분들은 대개 마지막 날 늘 하던 대로 하고 싶어 하세요.
그 손님은 늘 앉던 창가 자리에 앉으셨어요. 늘 마시던 디카페인 라떼를 시키셨고요. 평소처럼 노트북을 펴지는 않으셨어요. 그냥 창밖만 보셨어요.
마감 시간이 다가오자 일어나시면서 원두 한 봉지를 사 가셨어요. "거기 가도 이 맛 찾아다닐게요." 저는 아무 말도 못 하고 고개만 끄덕였어요. 문을 나서실 때 "잘 다녀오세요" 한마디 겨우 했어요.
첫 번째가 제일 마음에 남아요. 특별한 작별보다 평범한 하루가 더 오래 기억되는 것 같아요.
카페를 하다 보면 이런 작별이 꽤 있어요. 이사 가는 분, 이직하는 분, 멀리 떠나는 분. 처음엔 많이 서운했어요. 지금은 조금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마지막 잔을 내릴 땐 손이 좀 느려져요.
그래도 가끔 돌아오시는 분들이 계세요. 몇 년 만에 문을 열고 들어와서 "아직 있네요" 하실 때가 이 일을 하면서 제일 기쁜 순간이에요.
첫째, 단골 가게에 작별 인사를 해 보세요. 사장도 기억하고 있어요.
둘째, 좋아하던 걸 조금 챙겨 가세요. 원두든 사진이든요. 낯선 곳에서 힘이 돼요.
셋째, 돌아오면 꼭 들러 주세요. 늘 하던 그 잔을 내려 드릴게요.
떠나는 사람도 남는 사람도 그 자리를 기억해요. 언제든 돌아오면 같은 잔이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