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게 회의 중에 언성을 높이신 분이 계셨습니다. 그날 밤 메모장에 "반성 중"이라고 적으셨다고요.
그런데 한 시간 동안 적은 것은 "그러지 말걸"이라는 말 세 줄뿐이었답니다. 그 한 시간은 반성이 아니라 후회의 시간이었습니다.
반성과 후회는 둘 다 지난 내 행동을 돌아보며 잘못을 느끼는 마음입니다.
그 장면이 떠오르고, 얼굴이 화끈거리고, 다르게 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합니다. 돌아본다는 점이 같으니 섞어 쓰시는 거죠.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반성은 내 잘못을 살펴 앞으로 고칠 것을 찾는 것이고, 후회는 그때 다르게 했으면 좋았을 거라며 아파하는 것입니다.
반성에는 다음이 들어 있습니다.
왜 언성이 높아졌는지, 어느 순간 선을 넘었는지, 다음에는 어떻게 할지를 찾습니다. 그래서 반성은 대개 무언가로 끝납니다. 사과를 하거나, 말하는 방식을 바꾸거나, 그 상황을 피하는 방법을 정하죠.
자책과 반성의 차이는 전에 다룬 적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후회와의 경계만 보겠습니다.
후회는 그때에 머뭅니다.
그러지 말걸, 왜 그랬을까, 되돌리고 싶다. 감정은 진짜입니다. 다만 다음으로 가는 길이 없습니다. 그래서 후회는 같은 문장을 되풀이하게 됩니다. 메모장의 세 줄이 같은 말이었던 것처럼요.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후회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반성으로 넘어가는 문 앞에 서 있는 감정이니까요. 다만 문 앞에 오래 서 있으면 지치시겠지요.
반성이라면 찾은 것을 실제로 해보시면 됩니다. 후배에게 먼저 말을 건네는 것부터요.
후회라면 "그러지 말걸" 다음에 한 줄을 더 적어보시면 됩니다. "다음에는"으로 시작하는 줄입니다. 그 한 줄이 후회를 반성으로 바꿉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돌아보는 것은 같습니다. 다음에 바꿀 것이 나왔는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