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지하철에서 책 읽는 사람을 오랜만에 봤다고 하셨습니다. 반가웠다고요.
뉴스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나오더군요.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예전에는 흔한 풍경이었습니다. 지하철 한 칸에 몇 사람은 책이나 신문을 들고 있었죠.
그게 십몇 년 사이에 거의 없어졌습니다. 손에 든 것이 바뀌었으니까요. 읽기를 그만둔 게 아니라 읽는 것이 바뀐 쪽에 가깝습니다. 화면으로도 글은 계속 읽으시니까요.
다만 책 한 권을 붙들고 읽는 시간은 확실히 줄었습니다.
손님들 말씀과 뉴스에서 들은 걸 모으면 이유가 몇 가지 나옵니다.
화면에서 쉬고 싶어 하는 사람이 늘었습니다. 하루 종일 보던 것을 출퇴근길에는 안 보고 싶으신 거죠. 짧은 글에 지쳤다는 말이 나옵니다. 계속 넘기다 보면 남는 게 없다는 얘기를 손님들도 하십니다. 보여주려고 읽는 면도 있습니다. 책 읽는 모습을 찍어 올리는 흐름이 있다고 하시더군요. 앞서 책을 장식으로 두는 사람이 늘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를 적었는데 그 줄기입니다.
한쪽만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이 대목에서 말이 갈립니다.
보여주려고 읽는 건 진짜 읽기가 아니라는 말씀을 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일리가 있죠.
다만 저는 어떤 이유로 폈든 펴면 읽힌다고 봅니다. 한 쪽만 보려다 열 쪽을 읽게 되는 게 책이거든요. 앞서 서서 읽다 그냥 나오는 습관을 적었는데, 시작하는 자리가 반듯할 필요는 없습니다.
써보시면 아십니다.
시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내릴 때까지라는 끝이 있으니 오히려 집중이 됩니다. 달리 할 게 없습니다. 앞서 시작이 오래 걸리는 성격을 적었는데, 지하철에서는 그 준비 과정이 없죠. 앉으면 바로입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옵니다. 앞서 책 읽을 시간 만드는 법을 적었는데, 이미 있는 시간이라 새로 낼 게 없고요.
얇고 가벼운 것. 무거우면 안 들고 나가게 됩니다. 끊어 읽어도 되는 것. 수필이나 짧은 소설이 맞습니다. 앞서 단편이 좋은 이유를 적었는데, 이 자리에 딱 맞죠. 아까워하지 않아도 되는 것. 가방에서 눌리고 접힙니다. 그래서 저는 빌린 책보다 내 책을 권합니다.
읽을 시간이 없어진 적은 없다. 그 시간을 무엇이 가져갔는지가 바뀌었을 뿐이다.
그다음 주부터 가방에 책을 한 권 넣고 다니십니다.
한 달에 두 권은 그걸로 읽으신다고 하시더군요. 없던 시간이 아니었던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