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눈을 비비며 반납하러 오시는 손님이 계셨습니다. 밤에 읽는다고요. 어떻게 읽으시느냐 여쭈니, 방 불을 다 끄고 스탠드 하나만 켜 둔다고 하시더군요. 분위기가 좋아서라고요.
분위기는 좋습니다. 다만 눈에는 그리 편하지 않을 수 있죠.
책 위만 밝고 주변이 캄캄하면 밝기 차이가 커집니다. 눈은 시선을 옮길 때마다 그 차이에 맞추느라 바빠지죠. 책에서 잠깐 고개만 들어도 어둠 쪽으로 눈이 다시 적응해야 합니다.
그래서 오래 읽으면 쉽게 지칩니다. 서고에서 밤마다 책을 들여다보는 저도 이걸 몸으로 배웠습니다.
가장 단순한 방법이죠.
방 전체는 은은하게 밝혀 두십시오. 천장 불을 다 켜지 않아도 됩니다. 벽 쪽 조명 하나로도 주변 어둠이 덜어집니다. 책 위는 스탠드로 따로 비추십시오. 책 쪽이 주변보다 조금 더 밝은 정도가 편합니다.
둘 다 켜 두면 눈이 오가는 부담이 줄어들더군요.
쓰는 손 반대쪽에 두십시오. 오른손으로 책장을 넘기거나 메모하신다면 왼쪽에서 비추는 게 좋죠. 손 그림자가 글자를 덮지 않습니다. 불빛이 눈에 바로 들어오지 않게 하십시오. 전구가 보이는 높이면 갓을 내리거나 각도를 돌리는 게 낫습니다. 종이에 반사되지 않는지 보십시오. 광택 있는 종이는 빛이 번들거려 글자가 흐려 보입니다. 각도를 조금만 틀어도 달라지죠.
누워서 읽으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때는 머리맡 뒤쪽 위에서 빛이 오게 하는 게 편하죠. 옆으로 누우면 그림자가 책에 지기 쉬우니, 스탠드를 몸 방향에 맞춰 옮겨 주십시오.
그리고 가끔 고개를 들어 먼 곳을 보십시오. 가까운 글자만 오래 보면 눈이 굳습니다. 앞서 책 읽다 졸리는 이유가 자세 때문일 때가 많다고 적었는데, 조명도 그만큼 큰 몫을 합니다.
전자책이나 휴대폰으로 읽는다면 화면 밝기를 방 밝기에 맞추십시오. 캄캄한 방에서 밝은 화면만 들여다보는 것도 스탠드 하나만 켠 것과 비슷한 부담을 줍니다.
어둠을 몰아내려 하지 마라. 네가 읽을 만큼만 밝히고, 나머지 어둠과는 사이좋게 지내라.
그 손님은 벽 조명을 하나 더 켜 보셨다고 합니다. 분위기가 조금 줄어든 대신, 한 시간을 더 읽어도 눈이 덜 무겁다고요.
밤의 독서는 불 하나를 어디에 두느냐로 꽤 달라집니다. 저는 제 밤을 오래 쓰고 싶어서, 불 두는 자리부터 제가 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