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가 독서라고 말하면 무슨 책 읽느냐는 물음이 바로 따라온다고 하신 손님이 계셨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그 말을 안 하신다고요. 이 얘기를 손님들께 여러 번 들었죠.
취미가 독서라고 하면 대개 다음 물음이 옵니다. 무슨 책을 읽느냐고요.
그런데 그 물음에 답하기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최근에 읽은 게 가벼운 책이면 말하기가 꺼려지고, 어려운 책이면 아는 척하는 것 같습니다. 앞서 남 시선이 신경 쓰이는 성격에서 무슨 책을 빌리는지까지 재게 된다고 적었는데, 그 자리가 대화로 옮겨온 셈입니다.
그러면 취미를 말하는 자리가 시험 자리가 됩니다. 그러니 안 꺼내게 되죠.
다른 취미와 견주면 이 차이가 분명하죠.
운동이 취미라고 하면 얼마나 잘하느냐고 안 묻습니다. 요리도 그렇고요. 그런데 독서는 어느 정도로 하느냐가 따라붙습니다.
앞서 얇은 책만 손이 가는 이유를 적으면서 어떤 분이 이게 요즘 제 수준이라고 하셨다는 얘기를 적었는데, 그 말도 같은 자리에서 나옵니다. 읽기에 수준이 붙어 있는 겁니다.
짐작해보면 두 가지가 겹칩니다.
학교에서 평가받는 일로 배워서. 독후감을 내고 점수를 받은 기억이 남아 있으면 읽기는 계속 평가 대상이 됩니다.
읽는 사람이 줄어서. 앞서 책은 더 나오는데 덜 읽힌다고 적었는데, 흔하지 않은 일이 되면 그게 특별한 표시처럼 읽힙니다. 겸손해야 할 것 같아지죠.
저는 이 어색함이 읽는 사람 탓이 아니라고 봅니다.
무슨 책을 읽느냐는 물음에 아무거나 말씀하셔도 됩니다. 만화든 장르소설이든요. 앞서 만화를 빌리며 눈치 보시던 분 얘기를 적었는데 그때 드린 말씀과 같습니다. 여기서는 대출이 다 같은 한 권입니다.
그리고 어떤 책인지 설명하기 어려우시면 그냥 요즘 읽는 게 있다고만 하셔도 되죠.
무엇을 읽느냐로 사람을 재는 자리가 늘어날수록, 읽는다고 말하는 사람이 줄어든다.
지금도 매주 오십니다. 한 달에 대여섯 권씩 빌려 가시고요.
밖에서 뭐라고 말씀하시든 여기서는 읽는 분이십니다. 그거면 됐다고 저는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