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오신 분이 또박또박 잘 읽으셨습니다. 그런데 듣는 분이 자꾸 눈을 감으시더군요.
졸리셔서가 아니었습니다. 너무 빨랐던 겁니다.
읽어주는 봉사는 도서관에서 연결해드릴 수 있죠.
신청은 도서관 자원봉사 접수나 지자체 봉사 사이트로 합니다. 교육을 먼저 받으셔야 하는 곳이 많죠.
여기가 처음 오신 분들이 제일 많이 어긋나는 대목이죠.
또박또박 정확하게 읽으면 잘하는 것 같죠. 그런데 듣는 쪽은 눈으로 되돌아갈 수가 없습니다. 한 번 놓치면 그대로 지나가거든요. 앞서 배속으로 듣는 습관을 적었는데 같은 자리입니다.
그래서 필요한 건 발음이 아니라 속도와 쉼입니다.
해보시면서 익히시겠지만 몇 가지만 적어두죠.
생각보다 느리게. 혼자 읽는 속도의 절반쯤으로 보시면 됩니다. 문단 사이에 한 박자. 거기서 듣는 사람이 정리합니다. 이름이 나오면 한 번 더. 누가 누구인지 헷갈리면 그다음이 다 막힙니다. 감정을 크게 넣지 마십시오. 연기하면 오히려 내용이 안 들어옵니다.
듣는 분이 눈을 감고 계시거나 아무 말씀이 없으면 불안해집니다. 못 하고 있는 것 같아서요.
그런데 듣는 일에는 원래 반응이 적습니다. 특히 어르신이나 몸이 편찮으신 분은 더 그렇죠. 끝나고 또 오라고 하시면 그게 반응입니다.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죠.
읽어드린 내용을 다 기억하시는 분은 드뭅니다. 대신 그 시간에 누가 옆에 있었다는 건 남습니다. 앞서 아이에게 읽어주는 얘기에서도 같은 말씀을 드렸는데, 나이가 드셔도 그건 같더군요.
읽어주는 일의 절반은 읽는 것이고, 나머지 절반은 그 자리에 있는 것이다.
저는 새로 오신 분께 반으로 늦춰보시라고 말씀드렸죠.
그다음 주에는 듣는 분이 중간에 말씀을 거셨습니다. 그 대목이 어땠는지 물으시더군요. 따라올 수 있는 속도가 되니 그제야 대화가 생긴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