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가 잘된 소식을 자기 일처럼 웃으며 전하시다가, 갑자기 말이 줄어든 분이 계셨습니다.
기뻐하신 것도 사실이고 마음이 복잡해진 것도 사실이죠. 두 이름이 한 자리에서 부딪히면 이렇게 됩니다.
뿌듯함과 자랑스러움은 둘 다 좋은 결과 앞에서 오는 감정입니다.
둘 다 웃게 되고, 둘 다 남에게 말하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하나로 부르시는데, 향하는 대상이 다릅니다.
뿌듯함은 내가 한 일에서 오고 자랑스러움은 남이 한 일에서 옵니다.
뿌듯함은 그 결과에 내 손이 들어갔을 때 생깁니다.
끝까지 해냈고, 버텼고, 그래서 이렇게 됐습니다. 근거가 나에게 있습니다. 그래서 뿌듯함은 오래 가더군요. 잔고처럼 남으니까요.
자랑스러움은 다른 사람이 해낸 것을 보고 생기는 감정입니다.
내 손은 안 들어갔거나 조금만 들어갔습니다. 그래도 기쁩니다. 그 사람이 나와 이어져 있으니까요.
자랑스러움은 관계가 있어야 생깁니다. 모르는 사람의 성취에는 잘 안 생기죠.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후배 소식이면 뒤쪽입니다. 그러면 왜 말이 줄어들었을까요?
여기가 오늘의 요점입니다.
남이 해낸 것을 보면 자랑스러움과 함께 내 쪽 계산이 같이 옵니다. 나는 그동안 무엇을 했나 하는 물음이요. 그건 다른 이름이 붙는 감정입니다.
그 둘이 같이 오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사람은 원래 여러 마음이 한 번에 오니까요. 자랑스러움이 진짜가 아니었던 게 아니라 옆칸이 같이 열린 것이겠지요.
자랑스러움 쪽이면 그대로 말씀하시면 됩니다. 그 사람에게 도착합니다.
옆에서 같이 온 마음이 무거우시면 할 일은 그 마음을 누르는 게 아닙니다. 내 뿌듯함 칸을 따로 세어보는 것입니다. 최근에 내가 해낸 것을 세 줄 적어보시면 됩니다.
남의 성취가 내 잔고를 깎지는 않습니다. 다만 내 잔고가 안 보이면 그렇게 느껴집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기쁜 것은 같습니다. 누가 한 일인지만 보시죠.
구분이 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