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에 샀다고 좋아하시던 물건이 여섯 달째 상자째로 놓여 있더군요.
싸게 사신 것은 맞습니다. 잘 사신 것인지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가격과 가치는 둘 다 그것이 얼마나 되느냐를 말합니다.
둘 다 숫자로 말할 수 있고, 둘 다 살지 말지를 정하는 데 쓰입니다. 그래서 하나로 여기시는데, 정하는 주체가 다릅니다.
가격은 붙어 있고 가치는 내가 매깁니다.
가격은 파는 쪽이 붙인 숫자입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와 무관합니다. 누가 사든 같은 숫자가 붙어 있죠. 그래서 비교하기가 쉽습니다. 어디가 싼지 바로 알 수 있고요.
가격은 확인이 됩니다. 그래서 사람이 여기에 매달리기 쉽습니다. 숫자가 분명하니까요.
가치는 그것이 나에게 얼마나 되느냐입니다.
같은 물건이 사람마다 다릅니다. 매일 쓰는 사람에게는 크고 안 쓰는 사람에게는 영입니다. 그래서 가치는 비교가 안 됩니다. 남과 견줄 수가 없거든요.
가치는 사기 전에는 잘 안 보입니다. 몇 번 쓰는지가 나와야 정해지니까요.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여섯 달 동안 영이면 반값이어도 그 물건의 가치는 영입니다. 싸게 산 것이 아니라 안 쓸 것을 싸게 산 것이겠지요.
여기가 오늘의 요점입니다.
할인은 가격 쪽 정보입니다. 그런데 할인을 보면 사야 할 이유가 생긴 것처럼 느껴집니다. 원래 얼마였는지가 기준이 되면서, 내가 얼마나 쓸지는 계산에서 빠지죠.
그래서 반값에 샀다는 말은 얼마를 아꼈다는 뜻이 아닙니다. 안 샀으면 전부 안 썼을 테니까요.
살 때 할 일은 몇 번 쓸지를 먼저 적어보는 것입니다. 숫자를 적으면 가치 쪽 계산이 들어옵니다.
그리고 이미 사놓고 안 쓰시는 것이 있으면, 그건 실패가 아니라 자료입니다. 무엇을 샀을 때 안 쓰게 되는지가 보이니까요. 그 목록이 다음 판단을 정확하게 만듭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숫자인 것은 같습니다. 몇 번 썼는지만 세어보시죠.
구분이 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