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저녁 먹고 나서 이걸 물고 왔어요.
강미연 어느 업종 회사들이 값을 맞춰 놨다가 걸렸다는 얘기가 나왔대요. 서로 깎지 말자고 한 게 왜 죄가 되냐고 하더라던데요.
앞서 납품단가를 알아봤는데요. 그건 사는 쪽이 셀 때 얘기였잖아요. 이번엔 파는 쪽이 뭉치는 얘기고요. 그래서 처음부터 물었어요.
미리 값을 얼마 아래로는 내리지 말자고 하거나, 얼마씩만 만들자고 정해 두는 거래요. 누가 어느 지역을 맡을지 나눠 두는 것도 있다고요.
신미혜 종지를 나란히 놓고 높이를 똑같이 맞춰 놓는 거예요.
파는 쪽 입장에서는 편하잖아요. 서로 깎아 가며 겨루면 다 힘들어지니까요. 그래서 그런 약속이 생긴다는 거고요.
여기가 오늘 제일 중요했어요. 사는 쪽에서 보면 고를 게 없어지는 거래요. 어디를 가도 값이 같으면 고르는 게 아무 뜻이 없잖아요.
그리고 겨루지 않으면 나아지지도 않는다고요. 더 싸게 만들거나 더 좋게 만들 이유가 사라진다는 거고요. 저는 그 말이 제일 와닿았어요. 값 하나만의 문제가 아닌 거잖아요.
강미연 그래서 이건 값을 올린 것보다 겨루기를 없앤 걸 본다더라고요.
이 대목이 뜻밖이었어요. 서로 약속한 거면 다들 입을 닫을 텐데 어떻게 알려지나요?
먼저 털어놓은 쪽은 벌을 크게 줄여 준다고 들었어요. 그러니 언제든 누가 먼저 말할 수 있다는 걱정이 생기고, 한 곳이 털어놓으면 줄줄이 드러난다는 거고요.
신미혜 같이 한 일인데 먼저 말하는 사람만 봐준다고 하면 그 약속은 오래 못 가는 거예요.
앞서 내부자 거래를 알아볼 때도 그 자리를 지키려고 규칙을 둔다는 얘기였잖아요. 여기도 사람을 벌하는 것보다 그런 약속이 성립하지 못하게 만드는 쪽에 가까운 거고요.
파는 데가 몇 곳뿐인 업종이래요. 앞서 시멘트며 석유화학 얘기가 존에서 나왔잖아요. 만드는 데가 손에 꼽히고 물건도 거의 같으면 서로 눈치를 보기 쉬운 자리라고요.
어느 경우가 그에 해당하는지는 들여다보는 데서 판정할 일이라 저희가 가릴 자리가 아니에요.
강미연 영상에서도 그건 함부로 말할 일이 아니라고 하더라던데요.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하고 넘어가요.
정리하면 이래요. 값이나 양을 미리 맞춰 두면 파는 쪽은 편해요. 대신 사는 쪽은 고를 게 없어지고, 겨루지 않으니 나아질 이유도 사라지고요. 그래서 값을 올린 것보다 겨루기를 없앤 걸 보고요. 먼저 털어놓은 쪽을 봐주니까 그 약속이 오래 못 가고요.
먼저 말한 쪽을 봐준다는 게 이 구조의 핵심이었다는 게 오늘 남은 대목이에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잖아요.
신미혜 높이를 맞춰 놓으면 고르는 일이 없어지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