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인퓨전은 에스프레소를 본격적으로 뽑기 전에 커피 가루를 약한 압력으로 먼저 적셔 주는 과정이에요. 몇 초 동안 가루가 물을 고르게 머금게 한 뒤에 본 압력을 걸어요. 그러면 물이 한쪽으로만 새는 일이 줄어서 맛이 더 고르게 뽑혀요.
카운터 자리에 앉으신 손님이 추출을 구경하고 계셨어요. 제가 버튼을 눌렀는데 몇 초 동안 커피가 안 나오니까 물으셨어요. "버튼 눌렀는데 왜 바로 안 나와요?"
가루를 먼저 적시는 중이라고 말씀드렸어요. 손님이 웃으시면서 "커피도 준비운동을 하네요" 하셨어요. 정말 딱 맞는 표현이었어요. 그 뒤로 저도 손님들께 설명할 때 그 말을 빌려 써요.
물이 한쪽으로만 빠지면 그쪽은 너무 뽑히고 다른 쪽은 덜 뽑혀요. 그러면 쓴맛과 신맛이 뒤섞인 맛이 나요. 프리인퓨전은 그걸 줄여 주는 과정이에요.
핸드드립에서 처음에 물을 조금 붓고 기다리는 뜸 들이기와 닮았어요. 가루가 물과 먼저 친해지게 하는 거예요. 에스프레소는 그걸 기계가 압력으로 해 준다고 보시면 돼요.
첫째, 머신에 프리인퓨전 기능이 있는지 보세요. 요즘 가정용 머신에도 이 기능이 들어 있는 경우가 있어요.
둘째, 기능이 없다면 가루를 고르게 펴고 단단히 다지는 데 신경 쓰세요. 가루가 고르면 물도 고르게 지나가요.
셋째, 너무 길게 하지 마세요. 몇 초면 충분해요. 오래 적시면 오히려 맛이 흐려질 수 있어요.
저도 원두마다 프리인퓨전 시간을 조금씩 다르게 맞춰요. 갓 볶은 원두는 가스가 많아서 조금 더 길게, 오래된 원두는 짧게요. 정답은 없어서 매번 맛을 보며 정해요.
바로 시작하는 것보다 잠깐 준비하는 게 나을 때가 있어요. 오늘 하루도 그 몇 초가 필요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