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봉봉은 작은 유리잔 바닥에 연유를 깔고, 그 위에 에스프레소를 살살 부어 두 층을 만든 커피예요. 스페인에서 시작된 마시는 방식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아래는 하얗고 위는 갈색이라 보기에도 예쁘고, 저어 마시면 아주 달고 진해요.
카페 봉봉을 처음 드린 손님이 잔을 받으시고 한참 망설이셨어요. 흰 층과 갈색 층이 딱 나뉘어 있으니까 젓기 아까우셨대요.
"이거 저어도 되는 거예요?" 하고 물으셔서 그러셔도 된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래도 바로 못 저으시고 사진을 세 장 찍으셨어요. 그러고 나서야 숟가락을 넣으셨어요. 섞인 커피를 한 모금 드시고는 "이건 디저트네요" 하셨어요.
연유는 무겁고 커피는 가벼워서, 천천히 부으면 섞이지 않고 층이 생겨요. 급하게 부으면 바로 섞여 버리더라고요.
둘 다 연유를 쓰지만 커피가 달라요. 베트남식은 금속 필터로 천천히 내린 진한 커피를 쓰고, 카페 봉봉은 에스프레소를 써요.
그래서 카페 봉봉이 양은 적고 더 진해요. 한두 모금에 끝나는 작은 잔이에요. 대신 한 모금의 존재감이 커요.
첫째, 단 커피를 좋아하시는 분이요. 시럽이 아니라 연유의 진한 단맛이라 우유 맛도 같이 나요.
둘째, 식사 뒤에 디저트 대신 한 잔 하고 싶으신 분이요.
셋째, 에스프레소를 그냥 마시기엔 써서 망설였던 분이요. 연유가 쓴맛을 확 덮어 줘요.
반대로 단 걸 싫어하시는 분께는 안 맞아요. 연유를 줄여도 꽤 달거든요. 그리고 작은 잔이라도 에스프레소가 들어가니까 밤늦게라면 카페인을 생각하셔야 해요.
에스프레소가 없으면 모카포트 커피나 아주 진하게 내린 드립 커피로도 비슷하게 만들 수 있어요. 층이 잘 안 생겨도 맛은 충분히 나요.
섞기 아까운 것도 섞어야 맛이 나요. 오늘 하루도 여러 겹이 섞여서 괜찮은 맛이었기를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