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피오는 에스프레소를 두 샷 분량으로 뽑는 메뉴예요. 이탈리아 말로 두 배라는 뜻이고, 잔이 조금 커질 뿐 여전히 작은 잔에 나와요.
도피오를 처음 시키신 손님이 잔을 받으시고 웃으셨어요. 두 배라더니 여전히 작다고요.
맞는 말씀이에요. 에스프레소 한 샷이 워낙 적어서 두 배로 늘려도 머그잔 바닥을 겨우 덮는 정도예요. 두 배가 된 건 양보다 진하게 뽑힌 커피의 몸집이에요.
원두를 더 많이 쓰고, 그만큼 물도 더 지나가요.
사실 많은 카페가 아메리카노나 라떼의 기본 샷을 이미 두 샷으로 잡아요. 그러니까 평소 드시던 라떼 속 커피가 도피오 한 잔쯤 되는 경우가 많아요. 저희 가게도 기본은 두 샷이에요.
비슷해 보이지만 주문의 뜻이 달라요.
샷 추가는 원래 음료에 에스프레소를 더 넣어 달라는 말이에요. 도피오는 에스프레소 자체를 한 잔으로 받는 메뉴고요. 우유나 물을 섞지 않으니 커피 맛이 가장 날것으로 느껴져요.
싱글 에스프레소가 한 모금에 끝나서 아쉬우셨던 분이요. 도피오면 두세 모금은 나와요.
그리고 원두 맛을 제대로 보고 싶으신 분이요. 새 원두가 들어오면 저도 도피오로 먼저 뽑아 봐요. 우유 뒤에 숨는 게 없어서 원두의 장단점이 다 드러나거든요.
반대로 밤늦게 오신 분께는 잘 안 권해요. 두 샷이면 카페인도 그만큼이라서요.
설탕을 조금 넣어서 저어 드셔도 돼요. 이탈리아에서는 그렇게들 많이 드신다고 해요.
처음엔 물 한 잔을 곁에 두시고, 한 모금 드신 뒤 입을 헹궈 보세요. 두 번째 모금이 더 잘 느껴져요.
작은 잔이라고 가벼운 커피는 아니에요. 원두가 제일 솔직해지는 잔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