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잘 나가는 걸 말씀드렸더니 그건 됐고 다른 걸 달라고 하신 손님이 계셨어요.
그날 알았어요. 이 질문이 진짜로 판매 순위를 묻는 게 아니더라고요.
실패하지 않을 걸 골라달라는 뜻에 가까워요. 처음 오셨고, 메뉴판은 낯설고, 잘못 시켜서 남기고 싶지는 않으신 거죠. 그래서 제일 안전해 보이는 기준을 찾으시는 거예요.
그러니까 순위를 말씀드리는 건 사실 답이 아니에요.
지금은 제가 먼저 여쭤봐요.
세 가지 중 하나만 말씀해주셔도 후보가 두세 개로 좁혀져요. 그 안에서 권해드리면 거의 안 어긋나요.
앞서 원두 시음 얘기할 때도 말씀드렸는데, 취향을 한 줄 알려주시는 게 제일 빠른 길이에요.
이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제일 많이 나가는 메뉴는 대개 아메리카노예요. 무난하니까요. 그런데 그걸 권해드리면 처음 오신 분 입장에서는 아무 정보도 못 받은 셈이죠.
그리고 잘 나가는 건 가게가 밀어서 그런 경우도 있어요. 눈에 잘 띄는 자리에 적혀 있거나, 저희가 자주 권해드렸거나요. 손님들 선택의 결과만은 아니에요.
되묻는 게 부담스러우신 분도 계세요. 그럴 땐 그냥 말씀드려요.
다만 두 개를 드려요. 제일 많이 나가는 것 하나,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것 하나요. 그러면 고르실 수 있잖아요.
두 번째를 고르시는 분이 생각보다 많아요.
뭐가 잘 나가냐는 질문에 숫자로 답하면 아무 도움이 안 되더라고요. 묻는 게 그게 아니라서요.
이 질문을 하시는 걸 미안해하시는 분이 계세요. 전혀 그럴 필요 없어요.
저희는 그 질문이 반가워요. 잘못 시키셔서 남기고 가시는 것보다 훨씬 나으니까요. 앞서 주문 취소 얘기할 때 말씀드린 것과 같은 마음이에요.
뭘 시킬지 모르시겠으면 평소에 뭘 드시는지만 말씀해주세요. 그게 훨씬 빨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