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에 "토요일 오전: 대청소"라고 적어두셨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그런데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몰라 한 시간을 그냥 앉아 계셨다고요.
그 분은 계획을 세웠는데 왜 안 됐는지 모르겠다고 하셨습니다. 그 다이어리에 적힌 것은 계획이 아니라 일정이었습니다.
계획과 일정은 둘 다 앞으로 할 일을 미리 정해두는 것입니다.
다이어리에 적고, 달력에 표시하고, 그날을 기다립니다. 앞일을 정리한다는 점이 같으니 섞어 쓰시는 거죠.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계획은 무엇을 어떤 순서와 방법으로 할지 정하는 것이고, 일정은 그 일을 언제 할지 시간을 정하는 것입니다.
계획은 일의 내용을 정합니다.
대청소라면 어느 방부터,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닦을지입니다. 필요한 도구가 무엇인지, 어디까지 하면 끝인지도 들어가죠. 그래서 계획이 있으면 시작하는 순간 첫 동작이 정해져 있습니다.
목표와 계획, 계획과 준비의 차이는 전에 다룬 적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일정과의 경계만 보겠습니다.
일정은 시간을 정합니다.
토요일 오전이라는 칸을 잡아두는 것입니다. 그 칸에 무엇이 들어갈지는 일정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대청소"라는 이름만 있고 내용이 비어 있었던 거죠. 그래서 그 칸이 오자 첫 동작을 찾느라 한 시간이 지났던 겁니다.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일정만 잡고 계획이 없으면 그 시간이 와도 손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반대로 계획만 있고 일정이 없으면 시작하는 날이 오지 않겠지요.
일정만 있다면 그 칸 옆에 첫 동작 세 줄을 적어두시면 됩니다. 욕실, 냉장고, 베란다처럼요.
계획만 있다면 언제 할지 칸을 잡으시면 됩니다. 둘을 따로 적으면 토요일 아침의 한 시간이 돌아옵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앞일을 정하는 것은 같습니다. 첫 동작이 적혀 있는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