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에 목표를 적어 붙여두신 분이 계셨습니다. 그 아래 칸은 넉 달째 비어 있더군요.
목표는 아주 뚜렷했습니다. 그런데 넉 달 동안 아무 일도 안 일어났습니다. 뚜렷함이 움직임을 만들지는 않으니까요.
목표와 계획은 크기나 선명함으로 갈리지 않습니다.
아주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아무것도 안 하는 사람이 있고, 흐릿한 방향만 가지고 매일 움직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면 무엇이 갈릴까요?
내일 할 일이 거기서 나오느냐입니다.
목표는 어디로 갈지를 말합니다.
시험에 붙는 것, 몸을 만드는 것, 돈을 모으는 것. 전부 도착한 상태를 적은 것입니다. 도착지를 적는 일은 필요합니다. 방향이 없으면 움직여도 흩어지니까요.
다만 도착지는 오늘 할 일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계획은 그 도착지까지 가는 길을 오늘 크기로 자른 것입니다.
내일 몇 시에 무엇을 얼마나 할지가 나와 있어야 계획입니다. 이 조건이 안 맞으면 그건 계획이 아니라 목표를 다시 쓴 것이지요.
두 번째는 내일 실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확인이 안 됩니다.
적어놓으신 것을 보고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이걸 보고 내일 뭘 하면 됩니까?
답이 바로 나오면 계획이고, 답이 안 나오면 목표입니다. 넉 달째 아무 일도 안 일어났다면 대개 아래 칸이 비어 있는 겁니다.
이게 이 구분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목표만 붙여두면 매일 그것을 보면서 못 하고 있다는 사실만 확인하게 됩니다. 할 일이 없으니 못 한 것도 아닌데 못 한 기분이 듭니다. 그렇게 넉 달이 지나면 목표를 볼 때마다 무거워지고, 결국 종이를 떼게 되겠지요.
이건 의지가 약해서가 아닙니다. 도착지만 보면서 서 있었던 것뿐입니다.
계획이 있으시면 할 일은 그대로 하시는 것입니다.
목표만 있으시면 할 일은 목표를 줄이는 게 아니라 내일 한 칸을 만드는 것입니다. 작아야 합니다. 하루에 십 분이면 충분합니다. 큰 칸을 만들면 내일 못 하고, 못 하면 다시 목표만 남습니다.
칸이 채워지기 시작하면 목표는 저절로 가까워집니다. 도착지는 원래 걸어야 가까워지는 것이니까요.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안 움직이는 건 의지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아래 칸이 비어 있는지부터 보시죠.
구분이 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