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하던 선수가 부상으로 은퇴한다는 기사와, 같은 날 그 팀이 결승에서 한 점 차로 졌다는 기사를 연달아 읽은 친구가 있었습니다.
단톡방에 둘 다 "아쉽다"고 올렸더군요. 결승은 아쉬움이 맞습니다. 은퇴 소식에는 다른 이름이 맞습니다. 애석함입니다.
애석함과 아쉬움은 둘 다 바라던 대로 되지 않은 것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입니다.
한숨이 나오고, 그 장면을 다시 떠올리고, 다르게 됐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합니다. 결이 비슷하니 한 단어로 부르시는 거죠.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애석함은 귀하고 아까운 것을 잃어 슬프게 안타까운 마음이고, 아쉬움은 조금 모자라거나 놓쳐서 서운한 마음입니다.
애석함은 다시 얻기 어려운 것을 잃었을 때 옵니다.
오래 응원한 선수의 은퇴, 재능 있는 사람의 이른 퇴장, 아끼던 곳이 문을 닫는 일 같은 것들입니다. 애석함에는 슬픔이 섞여 있습니다. 그 사람이나 그것이 귀했다는 판단이 먼저 있으니까요. 그래서 애석함은 쉽게 다음으로 넘어가지 않습니다.
아쉬움은 거의 됐는데 조금 모자랐을 때 옵니다.
한 점 차, 한 걸음 차, 몇 분 차 같은 것들입니다. 잃은 것이 아니라 닿지 못한 것이죠. 그래서 아쉬움에는 다음이 들어 있습니다. 다음 시즌이 있고, 다음 경기가 있습니다.
후회와 아쉬움, 미련과 아쉬움의 차이는 전에 다룬 적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애석함과의 경계만 보겠습니다.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은퇴 소식에 아쉽다고만 하면 그 선수가 얼마나 귀했는지가 말에서 빠지겠지요.
아쉬움이라고 부르시면 다음을 기다릴 수 있습니다. 모자란 만큼만 아픈 감정입니다.
애석함이라고 부르시면 잃은 것이 얼마나 귀했는지가 함께 보입니다. 한 점 차와 은퇴를 같은 크기로 들고 계시지 않게 됩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같습니다. 다시 올 수 있는지만 보시죠.
이름을 붙이면 크기를 잴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