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조카한테 들은 얘기를 옮겼어요. 페페라는 코인이 있는데, 만든 쪽이 처음부터 이 코인은 쓸 데가 없다고 적어 놨다는데요.
강미연 그냥 재미로 만든 거라고, 값어치를 약속하지 않는다고 적어 놨대요. 그런데도 뉴스에 자주 나온다더라고요.
앞서 밈코인을 알아볼 때 하는 일이 없는 코인은 사람이 모이느냐가 전부라고 했잖아요. 그건 이미 들었으니 이번엔 다른 걸 물었어요. 쓸모없다고 굳이 적어 두는 건 왜인가요?
여기서 제가 제일 오래 물었어요. 쓸모없다고 먼저 밝혀 두면 나중에 무슨 일이 생겨도 책임 안 지겠다는 뜻 아닌가요?
강미연 영상에서도 그렇게 보는 사람이 많았대요. 미리 말했으니 손해 봐도 우리 탓이 아니라는 문장이라더라고요.
신미혜 상자 구석에 작은 글씨로 장식용이라고 적어 둔 물건이랑 같은 거예요. 쓰다가 고장 나도 따질 데가 없는 셈이죠.
그러니까 솔직해 보이는 문장이 사는 사람이 아니라 만든 쪽을 먼저 지키는 문장일 수도 있는 거잖아요. 저는 이 대목이 오늘 제일 남았어요. 다만 그 문장이 법적으로 어디까지 통하는지는 나라마다 다르다고 해서 물음으로 남겨 둬요.
이름부터 다시 물었어요. 페페는 인터넷에서 오래 돌던 초록 개구리 그림 이름이라는데요.
강미연 원래 미국 만화가가 그린 캐릭터래요. 그런데 그 만화가는 이 코인이랑 상관이 없고, 코인은 다른 사람들이 이름만 빌려서 만든 거라더라고요.
그러면 그림 주인과 코인 주인이 따로인 거잖아요. 그 만화가는 자기 그림이 엉뚱한 데 쓰이는 걸 두고 오래 속을 끓였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앞서 도지코인도 강아지 사진에서 이름을 땄는데요. 남의 그림으로 이름을 얻는 건 이 갈래의 공통점인 거예요.
신미혜 남의 집 문패를 빌려 달고 장사하는 거예요. 손님은 문패 보고 들어오는데 주인은 그 장사를 모르는 셈이죠.
이것도 물었어요. 회사도 없고 그림 주인도 아니면 누가 이 코인을 붙들고 있는 건가요?
강미연 만든 사람들 이름이 드러나 있지 않대요. 장부는 블록체인에 있어서 돌아가긴 하는데, 물어볼 사람은 마땅히 없다더라고요.
앞서 회사가 손을 뗀 톤코인이나 회사가 꽉 쥔 BNB를 알아봤잖아요. 페페는 처음부터 얼굴이 없는 쪽인 거예요. 그래서 문제가 생기면 따질 곳이 없다는 게 위의 문장과 같이 붙어 다니는 거고요.
정리하면 이래요. 페페 코인은 인터넷 개구리 그림 이름을 빌려 만든 밈코인이고, 만든 쪽이 처음부터 쓸모가 없다고 적어 놨어요. 그 문장은 만든 쪽을 지키는 문장으로도 읽히고, 그림을 그린 사람은 코인과 상관이 없다고 들었어요. 만든 사람 얼굴도 드러나 있지 않고요.
솔직해 보이는 문장일수록 그게 누구를 지키는지부터 물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고요.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하고 넘어가요.
신미혜 장식용이라고 적힌 물건은 장식으로만 보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