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책 서른 권을 들고 오셔서 어디로 보내면 되느냐고 물으신 분이 있었습니다.
버리기는 아깝고 둘 데는 없으셨던 거죠. 어디가 받는지 적어두겠습니다.
어른 책과 사정이 다른 데가 있습니다.
읽는 나이대가 좁습니다. 앞서 어린이 책이 비싼 이유에서도 적었는데, 다섯 살 책을 여덟 살이 안 보죠. 그래서 금방 다 본 책이 됩니다.
상태가 나쁜 경우가 많고요. 아이가 본 책은 찢기고 낙서가 있습니다. 그게 잘 읽힌 자국인데, 물려주실 때는 걸림돌이 되죠.
그런데 찾는 데가 많죠. 계속 새 아이가 자라니까요.
작은도서관. 여기가 제일 잘 받습니다. 앞서 작은도서관이 느는 이유를 적었는데, 어린이 책 수요가 크고 예산은 적은 자리라 반깁니다. 지역 아동센터와 공부방. 아이들이 매일 오는 곳이죠. 상태가 조금 안 좋아도 받는 경우가 많고요. 어린이집과 유치원. 다니시는 곳에 물어보시면 되죠. 공공도서관. 받기는 하는데 조건이 셉니다. 최근에 나온 깨끗한 책만 장서로 들어가고, 나머지는 다른 데로 보내죠. 교환 코너와 나눔 상자. 앞서 책 바꿔 보는 모임을 적었는데, 어린이 책이 가장 빨리 나갑니다. 아는 집에 직접. 사실 이게 제일 좋습니다. 받는 쪽이 뭘 원하는지 아니까요.
받는 쪽 일을 덜어드리는 방법입니다.
나이대별로 묶으십시오. 세 살용과 여덟 살용이 섞여 있으면 받는 쪽이 다시 나눠야 하죠. 종이에 적어 붙이시면 아주 도움이 됩니다. 상태가 나쁜 건 미리 빼십시오. 찢기고 젖은 것들은 결국 버려집니다. 보내시면 버리는 일까지 떠넘기는 게 되고요. 전집은 다 채워 보내십시오. 중간에 빠지면 쓰기가 어렵죠. 부록이 있으면 같이 보내십시오. 씨디나 스티커가 빠지면 값이 확 떨어집니다.
미리 아시면 헛걸음을 더십니다.
학습지와 문제집. 푼 자국이 있으면 어디서도 안 받죠. 오래된 전집. 이십 년 전 것들은 그림도 정보도 지났죠. 곰팡이 난 책. 이건 다른 책까지 상하게 해서 꼭 거절됩니다. 부록이 주가 되는 책. 장난감이 빠진 것들이요.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다 보내지 마시고 아이가 제일 좋아했던 한두 권은 두시면 좋습니다. 나중에 그 책이 그때를 데려옵니다. 앞서 읽은 책 기록 남기는 법을 적었는데, 아이 책은 그 자체가 기록이거든요.
저희 관에도 어릴 때 보던 책을 다시 찾으러 오시는 분이 계십니다. 제목을 기억 못 하시고 표지만 기억하시죠. 그런 걸 찾아드릴 때가 저는 제일 좋습니다.
다 본 책이라는 말은, 그만큼 자랐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이대별로 묶어 작은도서관에 보내드렸습니다.
두 권은 도로 가져가셨죠. 아이가 제일 좋아했던 것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