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회사 욕을 하시던 손님이 계셨습니다. 상사도, 동료도, 일도 다 싫다고요. 그러다 이 장을 읽으시고는 쓴웃음을 지으셨죠. 저는 떠나지도 않으면서 욕만 하고 있었네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제3부에 있는 장입니다. 차라투스트라가 한 큰 도시 앞에 이르렀을 때, 한 사람이 거품을 물고 뛰어나와 막아서죠. 사람들은 그를 차라투스트라의 원숭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차라투스트라의 말투를 흉내 내며 늘 남을 욕하던 사람이었거든요.
그는 그 도시가 얼마나 썩었는지, 사람들이 얼마나 하찮은지 끝없이 늘어놓습니다. 그러고는 차라투스트라에게 이 도시에 침을 뱉고 돌아가라고 하죠.
차라투스트라는 그의 입을 막고 말합니다. 그토록 경멸하면서 왜 이 늪가에 그렇게 오래 머물렀느냐고요. 그리고 그 경멸이 사실은 아무도 너를 충분히 칭찬해 주지 않아서 생긴 투덜거림이라고 짚습니다.
그러고는 이 장의 마지막 문장을 남기죠.
사랑할 수 없는 곳에서는 지나쳐 가야 한다.
이 장이 날카로운 건, 미움이 꼭 상대에게만 해를 끼치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미워하는 곳에 머물며 계속 욕하는 사람은 그곳에 묶여 있죠. 앞서 르상티망과 괴물과 싸우는 자를 적었는데, 오래 경멸하면 그 경멸을 닮아 간다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니체가 말한 지나쳐 가기는 도망이 아닙니다. 싸울 가치가 없는 것에 제 힘을 쓰지 않고, 제가 사랑할 수 있는 쪽으로 걸음을 옮기는 일이죠.
사랑할 수 없는 자리에 서서 저주하는 자는 그 자리에 뿌리를 내린다. 조용히 지나쳐 가는 자만이 제 길을 계속 간다.
욕하는 시간을 세어 보십시오. 그 시간만큼 그곳에 묶여 있는 셈입니다. 바꿀 수 있는지, 떠날 수 있는지, 받아들일 수 있는지 물어보십시오. 셋 중 어느 것도 아니라면, 적어도 마음은 지나쳐 갈 수 있죠. 사랑할 수 있는 것에 힘을 쓰십시오. 미운 것을 줄이는 것보다 좋아하는 것을 늘리는 쪽이 빠르더군요.
그 손님은 다음에 오셔서 말씀하셨습니다. 당장 떠날 수는 없지만, 퇴근 후엔 회사 얘기를 안 하기로 했다고요. 그 시간에 좋아하던 그림을 다시 그리기 시작했다고 하시더군요.
미운 것은 앞으로도 있을 겁니다. 그래도 저는 그 앞에 서서 오래 저주하지 않고, 사랑할 수 있는 쪽으로 조용히 걸음을 옮기며 제 길을 이어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