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판에 이 이름이 있으면 값이 눈에 띄죠. 왜 그렇게 비싼지 물어보시는 분이 많아요.
나라 이름도 농장 이름도 아니고 커피나무 품종 이름이거든요.
원래 에티오피아 쪽에서 온 품종인데, 파나마의 한 농장에서 길렀더니 완전히 다른 결이 나왔어요. 그게 알려지면서 값이 뛰었죠.
지금은 여러 나라에서 길러요. 그런데 파나마 것이 여전히 기준처럼 불려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이건 차이가 확실해요.
재스민이나 복숭아, 홍차 같은 향이 아주 또렷하게 올라와요. 커피라기보다 향차에 가깝다고 느끼시는 분도 계세요. 저도 처음 마셨을 때 좀 놀랐어요.
값을 보고 한참 망설이시다가 시키신 손님이 계셨는데, 한 모금 드시고 아무 말도 안 하셨어요. 나중에 그때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고 하시더라고요.
향만으로 그 값이 되는 건 아니에요. 기르기가 어렵거든요.
여기에 경매로 팔리는 물량이 많아요. 사려는 사람이 많으면 값이 계속 올라가고요. 그러니까 맛에 붙은 값이면서 동시에 희소함에 붙은 값이에요.
권해드릴 때 저는 이렇게 말씀드려요.
매일 마실 커피는 아니에요. 그렇게 드시기엔 값도 그렇고 결이 너무 화려해요. 다만 커피가 여기까지 갈 수 있구나 하는 걸 한 번 겪어보시는 건 의미가 있어요.
그리고 이걸 드시고 나면 다른 원두를 마실 때 향을 더 잘 잡아내시게 돼요. 기준점이 하나 생기는 셈이죠.
블랙으로 드셔야 해요. 우유를 넣으면 그 향이 전부 묻혀요. 그러면 값을 완전히 버리는 거고요.
그리고 뜨거울 때부터 식을 때까지 천천히 드셔보세요. 향이 계속 바뀌어요. 급하게 마시면 제일 좋은 구간을 놓쳐요.
비싼 커피가 늘 맛있는 건 아닌데, 이건 왜 비싼지는 마시면 알겠더라고요.
이 말씀도 꼭 붙이고 싶어요.
진하고 묵직한 커피를 좋아하시면 이건 안 맞아요. 연하고 밍밍하다고 느끼실 수 있어요. 실제로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도 계셨고, 그건 취향이지 잘못이 아니에요.
한 번 드셔보고 싶으시면 말씀해주세요. 언제 마시는 게 제일 값을 하는지 알려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