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장을 보내시고는 휴대전화를 한참 들여다보고 계신 분이 있었습니다.
뭐가 잘못됐나 보고 계셨다고 하시더군요. 이미 간 뒤인데요.
보내기 전에는 고칠 수 있습니다. 보낸 뒤에는 못 고치죠. 그런데도 읽습니다.
확인하려고 읽는 게 아닙니다. 불안을 줄이려고 읽는 거죠. 다시 봐서 괜찮으면 잠깐 놓이고, 조금이라도 걸리는 데가 보이면 더 불안해집니다. 읽을수록 걸리는 데가 늘어나는 게 이 버릇의 성질이고요.
문장은 그대로인데 읽는 내가 달라지니까요. 같은 말이 열 번째에는 다르게 보입니다.
대개 내용이 아닙니다.
말투가 차가웠을까 봐. 짧게 쓴 게 무뚝뚝해 보였을까 싶으신 거죠. 너무 길게 썼을까 봐. 반대쪽도 있습니다. 상대가 부담스러워할까 싶은 것요. 마침표 하나, 느낌표 하나. 이런 걸 들여다보게 되면 꽤 깊이 들어가신 상태입니다.
앞서 지나간 말을 곱씹는 버릇을 적었는데, 문자는 증거가 남아 있어서 더 오래 붙잡습니다. 말은 흐려지는데 글은 그대로 있거든요.
여기가 균형을 잡아주는 대목입니다.
받는 쪽은 대개 한 번 읽고 답합니다. 말투를 뜯어보지 않습니다. 열 번 읽은 사람은 보낸 쪽뿐이죠.
그러니 내가 발견한 걸림돌의 대부분은 상대한테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이건 짐작이 아니라 거의 그렇습니다.
앱을 닫고 다른 일을 하십시오. 단순한데 제일 잘 듣습니다. 화면에 안 보이면 다시 못 읽으니까요. 답이 올 때까지 안 볼 시간을 정해두십시오. 삼십 분이면 충분합니다. 정말 걸리면 한 줄 더 보내십시오. 다시 읽는 것보다 이게 낫습니다. 아까 말이 짧았다고 한마디 붙이시면 그걸로 끝나죠. 앞서 고맙다는 말이 늦어지는 성격에서 늦은 말도 도착한다고 적었는데 같습니다.
고칠 수 있는 자리는 보낸 뒤가 아니라 보내기 전입니다.
긴 답을 쓰실 때는 한 번 쉬었다 보내십시오. 써두고 잠깐 뒀다가 다시 보시면 그때는 고칠 수 있죠. 짧게 쓰실 때는 한 마디만 붙이십시오. 알겠다는 말 뒤에 고맙다는 말 한 줄이면 차갑게 안 읽힙니다.
그렇게 하시면 보낸 뒤에 덜 들여다보게 됩니다. 이미 한 번 봤으니까요.
보낸 글은 고칠 수 없다. 고칠 수 있는 것은 다음에 쓸 한 줄뿐이다.
그날은 답이 안 왔습니다. 상대가 바빴던 거였고요.
나중에 그러시더군요. 답이 늦은 것뿐인데 그 두 시간 동안 문장을 스무 번은 읽었다고요.